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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2018-04-22] 단독, 폭식 투쟁의 배후를 밝힌다 - 2

2018.04.22667

<스트레이트> 단독 세월호 모욕집회 삼성 돈 지원 - 2 / 권희진 · 나세웅 기자

세월호 유가족 ‘특혜 프레임’ 누구 돈으로?

어버이연합에서 찍어서 공개한 활동 영상입니다.
2014년 7월 17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농성장에 난입하다가 경찰과 충돌합니다.
농성 시작 사흘 뒤의 일입니다.

◀SYN▶
박완석 사무부총장/어버이연합 (2014년 7월 18일)
"진정으로 놀러가다 죽은 아이들이 의사자로서 자격이 있다고 보십니까?"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거짓 정보로 선동합니다
(7.21/00:26 피켓-의사자 지정
7.24/00:41 피켓- 대학특례입학 )
단원고 학생 대학특례입학,
생활안전자금, 정신적 치료 평생 지원...
모두 유가족 요구안에 없던 내용입니다.
◀SYN▶
박완석 사무부총장/어버이연합(2014년 7월 22일)
“세월호 특별법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평생 지원해주겠다 이거 아닙니까 이거.
유가족 생활 안정, 평생 지원...“
집회 다음날인 7월 23일
어버이연합의 계좌도 아닌
차명계좌에 1천만 원이 입금됩니다.
역시 전경련입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에
당시 야당 의원들이 결합하자,
비난의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흉내내 구호가 적힌
노란 팻말을 걸고, 치킨을 뜯습니다.
◀SYN▶
박완석 사무부총장/어버이연합(2014년 8월 27일)
"자 어르신, 꿀맛인가요? (꿀맛입니다)/
어르신 어떤 맛이에요? (꿀맛, 꿀맛) 아~ 꿀맛!"
자장면을 먹으면서
단식 3일째라고 이름을 붙이고,
단식 농성 와중에 추석연휴를 맞게 된
유가족에게, 떡과 과일을 전달합니다.
이날 전경련은,
어버이연합에 4천만 원을 송금합니다.
◀SYN▶
추선희 사무총장/어버이연합 (2014년 11월 11일)
“저희는 오늘 저기 (유가족 농성장) 건너가서 반드시 천막을 철거시킬 때까지 오늘 끝장을 보겠습니다.”
농성장 철거를 시도한 이날로부터
열흘 뒤인 2014년 11월 21일 전경련은
어버이연합에 또 7천만 원을 이체합니다.
2014년에만 어버이연합에 3억9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세월호 특조위를 규탄하는 등 어버이연합의 방해 활동은 계속 됐고,
전경령도 꾸준히 거액을 후원합니다.
◀SYN▶
추선희 사무총장/ 어버이연합
"(세월호 천막 부수고 했던 그때 시위도 돈 받거나 이런 건 아니란 말씀이세요?) 우린 그런 것 없어요.
(그렇게 말하면) 이분들은 흥분해요. 사무실 와서 아침 새벽부터 TV 보고, 당신네 TV 보고 와서 ‘TV에 이렇게 나왔는데 이거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구동성 얘기하지 않습니까.
(전경련에서 한 번에 7천만원 쏴주고 억대로 주고 그러잖아요 그렇게 많은 돈이...) 사업 계획서요.
추선희 사무총장/ 어버이연합
(세월호 관련해서는 시위할 때 돈 받으신 게 없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여보세요. 그래서 탈북자들한테 돈 빌려 가면서 제가 한 겁니다.
(오히려 돈 빌려 가면서?) 네."

뭉칫돈이 들어왔다는 얘기에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격한 반응을 보입니다.
◀SYN▶ 어버이연합 회원
"너 일억.. 칠천만원. 너 책임질 수 있어?
이거 때려 부숴 야 이 개XX들아. 너 이 XX놈의 XX 패 죽여 버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세월호 유가족들을 공격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보수여성단체들의 맞대응 기자회견을 주도합니다.
유가족을 쫓아내겠다며 공개적으로 위협합니다.
주옥순 대표/엄마부대(2014년 8월 25일)
대한민국 국민 5천만 명이 세월호 참사에 애도를 해줬는데 저 못돼먹은 부모들은 오히려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고. 저 파렴치한 인간들을 우리는 내쫓아야 됩니까 아닙니까.
광장을 수놓은 추모 리본조차 눈엣가시.
◀SYN▶
주옥순 대표/엄마부대(2014년 9월 28일)
“야 그만해라.
세월호 노란 깃발 지겹다 이제.“
백색테러의 상징인 서북청년단 조끼를 입고
직접 뜯어내려는 시늉도 일삼습니다.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주 씨가 대표로 있는 또 다른 단체,
나라지킴이전국여성연대
계좌에 전경련이 거액을 입금합니다.
주 씨는 2014년 6월부터 넉 달간
5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중앙부처, 지자체에 등록되지도 않은
사실상 유령 단체 명의로 돈을 챙긴 겁니다.
보수 집회에 참석한 주 씨를 찾아 이 돈을
세월호 유족을 공격하는데 썼는지 물었습니다.
◀SYN▶ 주옥순 대표/엄마부대
"저는 저 차를 타야 되니까"
"(대표님 저희가 잠깐 동행해도 괜찮겠어요?)
아뇨 아뇨. 오지 마세요. MBC를 우린 신뢰를 안합니다."
(나라지킴이여성연대 이건 계속 하세요?)
아뇨. 지금은 그냥 엄마부대로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거기로 돈 받은 건, 들어온 액수가 있긴 있더라고요) 거기는 몰라요 지금. 우리는 그냥 엄마부대.
“(세월호 집회 하시고 나서 나라지킴이여성연대로 받은 건 맞는지)
...“
“(생각보다 액수가 커요. 그 액수 들어온 건 집회 용도로 쓰셨는지 말씀 좀 해주세요)
...“
아예 입을 다물었습니다.
◀SYN▶ 주옥순 대표/엄마부대
“가라니까. 가라고. 아니 지금 (내가) 취재하잖아 취재 (저희도 취재하고 있는 거예요)”
(대표님, 세월호 집회하시고 나서 1천만 원 2천만 원씩 돈이 들어오는데)
((남)막아주세요, 막아주세요) (잡아주세요, 잡아주세요 경찰!)
((여)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어디에서 오셨어요?) (MBC에서 왔어요 MBC에서)
신광수 경비과장/종로경찰서
누구세요? (MBC입니다) 네? (MBC요) 아 취재. (취재 중이에요) 저기서 거부. 저기서 거부//
경찰이 통제해 더 묻진 못했습니다.
이번엔 전경련의 지원 내역서를 들고
주 대표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SYN▶ 주옥순 대표/엄마부대
(토요일에 제가 말씀을 못 들어서 다시 왔어요) 이거 가지고 저리 가. 비키세요/
(자료를 아예 보여드릴 텐데) 나는 몰라 몰라, 몰라/
(2014년 6월 12일에 나라지킴이여성연대 이름으로 1천5백만 원 받으셨고) 몰라요 몰라. 우리는 몰라요 그건.
비켜요 비켜. 저리 가.

(7월 30일에 1천5백만 원 받으셨고)
(그래서 1년마다 한 5천만 원 들어가더라고요).
“....”
(근데 이 돈을 정당한 목적으로 쓰셨을 수도 있잖아요) 우리는 몰라, 몰라.
(다른 회원분들에게도 좀 나눠주시고 하셨어요?) ((여)당신 어디서 나왔냐고. 신분 제시해봐 신분)
((남)좀 나가라. 나가라).
(대표님, 저희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집회 다 마치고 설명해 주세요).

◀SYN▶ 주옥순 대표/엄마부대
(대표님, 돈 들어온 게 세월호 특별법 반대 활동하시던 때인데 혹시 그게 대가성이 있는 건가요?) 우리는 몰라요. 몰라.
(이때 전경련에서 1년에 5천만 원 정도 줬거든요)몰라요 우리는.
질문을 했을 뿐인데,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그럼 지금도 입장은 동일하세요? 당시에 세월호 특별법 반대 활동 하셨던 것?)
몰라요. 몰라요.
(당시 5천만 원 받았던 것 어떻게 하신 겁니까?)
“....”
회원들이 몸으로 막는 사이 주옥순 대표는 자리를 피했습니다.
대부분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전경련의 돈이 세월호
유가족을 공격하는데 직접 쓰인 사실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2014년 5월 24일, 고엽제전우회의 '세월호 악용세력 척결 대회'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번져나가자, 맞대응에 나건 겁니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고엽제전우회의 통장 입출금 내역입니다.
맞불집회 닷새 뒤인 5월 29일,
전경련에서 3천5백만원이 입금됩니다.
이번엔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고엽제전우회의
전경련 후원금 사용 내역과 비교해봤습니다.
세월호 악용세력 척결대회에
2260만원을 썼다고 분명하게 적혀있습니다.
각 지부에서 3000명의 인원을 동원하는데
이 돈을 썼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출범한 해인 2015년 5월 18일,
전경련은 2천2백50만원을 또다시 고엽제전우회 계좌로 이체합니다.
이튿날 조선일보 9백만 원,
중앙일보 6백만 원,
동아일보 6백만 원,
문화일보 1백50만 원이 지급됩니다.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고엽제전우회의 신문 광고비로 썼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광고까지 전경련이 돈을 댄 겁니다.
이를 알고도 돈을 줬는지,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인지 질의했지만 전경련은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영춘 홍보실장/전국경제인연합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전경련이 고엽제 전우회에 후원금을 입금한 내역, 또 고엽제 전우회가 집회의 여러 지출한 내역들을 비교 분석해 보면.
전경련에서는 후원금이 이러한 집회들에 사용된다는 걸 알았거나 최소한 알 수 있었다.

◀스튜디오 ▶
김의성 특별법 가짜 정보 피켓 시위가 끝난 직후 1,000만원, 세월호 농성장 철거 시도 직후 7,000만원, 세월호 악용세력 척결 대회 3,500만원, 특조위 위원장 사퇴 요구 신문광고에 2,250만원. 이 모든 돈이 전경련에서 나왔다는 거 아닙니까.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 여기 뭐 하는 뎁니까.
나세웅 네. 정관 1조를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자율시장경제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고자 한다고 돼 있습니다. 지난 1961년 삼성이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이름으로 창립했고 초대 회장도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이 맡았습니다.
주진우 지금은 삼성이 전경련에서 탈퇴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책임을 지고 물러났는데요. 당시 전경련은 삼성의 이익단체였습니다. 삼성의 하부조직이라고 보는 경제인들이 아주 많습니다. 스트레이트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이 지시하면 전경련은 실행했습니다. 곧바로 돈을 집행했습니다.
김의성 그렇다면은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데에 전경련의 돈이 쓰일 때도 삼성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세웅 네, 전경련은 ‘사회협력비’, ‘사회공헌비’ 명목으로 기금을 조정해서 운, 운영하는데 시민단체가 지원을 요청하면 심사해서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 돈들이 보수단체에 집중적으로 지원됐고 여기에는 삼성의 입김이 있었다고 봐야 됩니다.
김의성 네, 돈을 줬다는 건 이러한 보수단체의 움직임을 부추긴 거 아닙니까. 실질적으로.
권희진 네, 뭐 그렇죠. 실제로 삼성의 돈이 보수단체에 직접 지급된 사례가 있습니다. 2013년 10월인데요. 장기정 씨의 자유청년연합에 전경련이 1,5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은 바로 삼성이 준 돈이었다고 검찰조사에서 밝혀졌습니다.
김의성 삼성은 세월호 참사 때 150억을 기부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삼성이 주요 회원사로 있는 전경련은 ‘폭식집회’, ‘세월호 농성장 철거’ 같은 일에 뒤로 돈을 줬다는 게 참 믿어지지 않는 일입니다.
주진우 전경련은 삼성의 허락이나 동의 없이 돈을 쓸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전경련의 돈이 나갔다는 건 삼성의 허락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권희진 네, 맞습니다. 전경련에서 삼성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전경련을 사실상 삼성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그런데 이런 삼성이 주선을 해서 2014년 1월,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채 1년이 안 된 시점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전경련 부회장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밀스러운 회동을 갖습니다.
◀END▶

‘보수단체’ 지원 뒤 삼성의 그림자

지난 2014년 1월 초.
서울 중구의 플라자호텔 3층 고급 일식당,
무라사키에서 은밀한 만남이 이뤄집니다.
처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
그리고 전경련의 이승철 부회장입니다.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라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이 '무라사키' 회동의 결과
전경련은 청와대 요구에 따라
30여개 보수단체에 70억 가까이 지원합니다.
전경련 기금이 보수단체의 쌈짓돈처럼 쓰였고
결국 신 비서관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용우 상무 전 사회공헌본부장/ 전경련 (법정진술, 대역)
"2014년 이후에는 지원할 보수단체를 선정하는 심사 절차 없이 요구하는 대로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지원한 보수단체들로부터 보고서 등을
제대로 제출받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만남의 뒤에는 삼성이 있었습니다.
청와대 신동철 비서관과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은 바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김완표 전무였습니다.
◀SYN▶
김완표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
"(짧게만 여쭙겠습니다. (청와대) 신동철 비서관님하고 만나셨을 때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회의 중입니다. 회의 중. (검찰 수사 결과는 신동철 씨한테 김 전무님이.. 여보세요?)"
게다가 삼성 미전실의 김 전무는
청와대 신 비서관에게 전경련을 이용해
보수단체를 지원하는 방안까지 알려줬습니다.
청와대의 보수단체 지원 활동에도
삼성은 깊숙히 개입한 겁니다.
◀SYN▶
이승철 전 부회장 / 법정진술 (대독)
"삼성의 요청을 받고 보수단체들에게 전경련의 자금을 지원한 사실도 있습니다. 한 곳을 제외하고는, 뭐하는 단체인지도 모르고 지원했습니다. "
실제로 "삼성은 보수단체 지원금의
최대 절반을 댔다"라고, 평생 국내 정보를
담당한 국정원 전직 간부가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SYN▶
김 모 전 국정원 경제단장 / 법정진술 (대독)
"전경련에 그런 분야(보수단체 지원)가 있습니다. 주로 삼성이 주관해서 기금 모으는데 기금을 반 정도는 삼성이 대고 나머지 주요 기업이 합니다."
전경련은 삼성의 요청이라면
무슨 단체인지, 어떤 활동인지 따지지
않고 보수단체를 지원했습니다.
◀SYN▶
이용우 전 사회본부장 / 법정진술(대독)
"(검사-회원사인 삼성 요구 거절 못하나요?)
뭐.. 적극 감안을 하는?
(검사-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라는 것가요?)네."
그런데 여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삼성이 청와대에 제안한 이른바 전경련을 통한 우회 지원 방식이 그전부터 삼성이 쓰던
기법이라는 것입니다.
◀SYN▶
서00 / 보수단체 △△△대표
“(삼성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란 게 있잖아요. 개인은 절대 상대 안 한다. 그런 대원칙이 그쪽에는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모든 것은 전경련으로 통해서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룰(규칙)처럼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스튜디오 ▶

김의성 그러니까 삼성이 여론 몰이를 할 때 쓰던 고유한 수법이 바로 전경련을 이용해 보수단체를 움직이는 것이었고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마다 보수단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우호적인 집회를 하거나 시위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주진우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삼성이 직접 보수단체에 돈을 줬습니다. 그러다가 우회적으로 전경련을 이용해서 전경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죠. 전경련의 돈이 보수단체로 넘어갈 때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옹호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권희진 박근혜 정부는 보수단체를 이용해서 정권을 비판하는 여론을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키운 보수단체를 세월호 유가족들을 공격하는 데까지 활용한 것이죠. 삼성은 이런 박근혜 정부가 무얼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함께 행동했던 것입니다.
주진우 회원사라고 해서 다 전경련에 발언권이 있는 건 아닙니다. 삼성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경영했던 이승철 부회장은 장충기 미전실 사장의 직속 부하이다. 이 말은 전경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이었습니다.
나세웅 삼성의 힘을 알 수 있는 사례가 또 있습니다. 세월호 추모 집회에 맞서 소위 ‘맞불 집회’를 주도했던 단체, 가장 처음 시작했고 가장 주도적으로 했던 단체가 바로 ‘경우회’라는 단체입니다. 경찰 퇴직자로 이루어진 경우회는 회원만 150만 명에 이른다고 말할 정도로 가장 큰 보수단체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때 정부 우호적인 집회를 가장 큰 규모로, 그리고 가장 많이 했습니다. 소위 애국활동비용으로만 1년에 10억이 넘는 돈을 썼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경우회장단만 청와대로 따로 불러서 격려를 했고요. 그래서 국정원은 이 경우회를 특별히 더 챙겨주고 싶어 했습니다.
김의성 네, 챙겨주려면 삼성의 도움이 필요했겠군요.
나세웅 네, 맞습니다. 2014년 서울 서초동의 한 한정식 집에서 은밀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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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경련 통해 경우회 지원
2014년 4월.
이번엔 서울 서초동의
고급 한정식집인 금강산에서
국정원과 삼성의 고위 인사들이 만납니다.
문정욱 국정원 대정부전복국장,
하 모 경제수집1처장 , 그리고 삼성을
담당하는 정보관이 자리했습니다.
대정부전복국장은
2백여 명 이상의 정보관을 휘하에 두고
국내 정보 수집을 총괄하는 국정원 1급 자리입
니다.
삼성도 격을 맞췄습니다.
삼성 그룹의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핵심인
장충기 사장이 상석을 차지했고, 부사장인 육현
표 기획팀장과 김기원 상무가 참석했습니다.
하 모 경제수집1처장 / 국정원 (대독)
"삼성이 보수단체 지원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앞으로도 많이 도움 받아야하니 삼성 관계자 만
나봐야 하지 않겠냐... 삼성이 전반적으로 적극
적이었고 저희에게 굉장히 협조적이니 만나보
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만남에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SYN▶
김 모 정보관 /국정원 (대독)
"보수권 중요성에 대해서도 얘기가 됐고...
문정욱 국장이 삼성의 보수단체 지원 감사하다
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마지막으로 경우회 지
원 필요성과 관심을 요청하는 취지로 말했습니
다”
국정원이 삼성 측에 경우회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경우회는 퇴직 경찰 모임으로
당시 보수 집회를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국정원은 처음에 10억 원을 지원해달라며
이른바 협조 요청을 했지만, 삼성이
국정원의 요구액을 깎았다고 합니다.
김 모 정보관 / 국정원 (삼성 담당)
"자존심이 상한다는 느낌 받았습니다. 며칠
뒤 김완표 전무가 금액이 커서 어렵다면서 3억
정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삼성은 선심 쓰듯
1억 5천만원을 경우회로 입금합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사회협찬심의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열어
먼저 경우회에 돈을 지원하고,
삼성은 이 금액을 회비 명목으로
메워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경련을 통해 보수단체를 우회 지원하는
삼성의 방식입니다.
◀SYN▶
김 모 전 경제단장/국정원 (대독)
"(보수단체 지원은) 보통 전경련에서 주관해서
하지. 국정원에서 얘기한다고... 그 사람들이,
삼성 미전실이 국정원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우
습게 봅니다. 우리가 말한다고 듣지 않습니다."
삼성의 이 돈은 어디에 쓰였을까.
당시 경우회 회계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SYN▶ 최 모 전 재정처장 / 경우회
"(14년도 6월에 1억 5천만 원이 한번에 들어오
는데 이 돈이 소액도 아니잖아요. 어디에 쓰였
는지 기억하십니까?)
그걸 일일이 다 기억 못합니다. 기억력 저하돼
서 치료하고 약먹고 주사 링겔맞고 그러고 있어
요. (기억력 감퇴 때문에) 네 기억 감퇴 때문
에."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경우회 내부 자료입니다. //
자료를 보면 2014년 5월, 1,2차 세월호 '맞불집회'
광고비용으로 1천50만 원을 지출했습니다.
세월호 맞불 집회 무대설치비 2천3백27만원
피켓 등 행사용품 3천990만원
가수, 연사 출연료로 812만원을 썼습니다.
2014년 5월 한 달 이른바 세월호 ‘맞불’ 활동에
들인 비용만 1억 원이 넘습니다.
◀SYN▶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전직 임원
"안보 집회는 외부에 있는 독지가가 안보 목적에만 쓰라고 해서 지원해준다. 어떤 때는 10억 원 정도 지원해준다(고 했다)."
경우회는 집회 일선에 '형제 단체'인 고엽제전우회를 동원했습니다.
◀SYN▶ 지부장 A/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예를 들어 이날 5천 명 모인다. 각 지부별로 (인원) 할당이 돼요. ‘이번에 집회할 때 몇 명 올라와라’ 그러면 올라가는 경우고."
◀SYN▶ 지부장 B/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그런 개나발 같은 소리 하지 말고. ‘50명 데리고 와’ 그래서 ‘아 50명은 조금 그렇고 한 40명...’ 이러면. ‘그럼 지회장 내 놔’. 만날 18번이 그거야 이 개XX들이..."
고엽제 전우회와 경우회간 업무 협약서입니다.
"갑, 즉 경우회가 을, 고엽제 전우회에게
수익금의 20% 범위 내에서 성금을 준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매달 1천만 원 안팎을 지급했습니다.
대신 고엽제전우회를 세월호 맞불 집회 등
보수 행사에 동원했습니다.
검찰은 일종의 용병계약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임원
경우회 하면 아주 질려. 그 사람들 솔직히 집회 일주일 하고 가끔가다 ‘우리 같이 하자’ 그러면 하려고 합니다.
경우회 별로예요 우리는.
두 단체가 협약에 따라
"자유 민주 수호 활동"에 "맥을 같이 하는"
사이, 삼성은 2014년 1억5천만 원을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2억 원을
'경우회 발전기금' 명목으로 입금했습니다.
취재 결과
경우회는 이 돈을 회계상 수익금으로 잡고
통합 계좌에 넣어 운영비와 행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경우회 혁신위원회는 이 돈이 세월호 맞불 집회를 포함한
보수 집회에도 쓰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공연하게 극우 활동을 벌이는
경우회의 후원자가 삼성이었던 것입니다.
최광식 혁신위원장/대한민국재향경우회
현재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경우회는 진영논리에 빠져 경우회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망각하는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스튜디오 ▶
김의성 네, 세월호 맞불집회 비용이 2014년 5월 한 달 동안만 1억 원, 삼성의 돈을 받고 관제데모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심지어 고엽제전우회 용병으로 사람들 머릿수 채워서 말이에요.
주진우 광화문에서 세월호 추모 집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청계천에서 고엽제전우회가 맞불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폭력적이지는 않았는데 화려했어요. 우선 집회 참가자들이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초대 가수도 부르고, 초대 연사들도 불렀습니다. 무대도 크고 음향 시설도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참가자들은 어, 적었는데 소리는 훨씬 컸던 기억이 납니다. 또 고엽제전우회들이 집회를 하는 날이면 경찰이 주차관리를 해줬습니다. 발렛파킹처럼. 고엽제 회원들 차는 청계천에 나란히 주차하게, 하도록 해줬습니다.
김의성 경찰이 그러니까 발렛파킹 해준 건가요?
주진우 네.
김의성 경우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체라서 저렇게 경찰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나요? 의심스럽습니다. 그런데 미전실, 여기는 바로 삼성의 컨트롤타워 아닙니까?
나세웅 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 해체됐지만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을 지배하는 컨트롤타워이자 두뇌 역할을 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를 받고 철저하게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김의성 미전실에서 경우회를 특별히 챙겼다는 건 삼성 최고 수뇌부의 뜻과도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은 거네요. 그런데 왜 삼성만 이렇게 경우회를 챙겼을까요?
주진우 삼성만 챙긴 건 아니었습니다. 삼성이 챙기기 시작하면 다른 기업들도 따라 오게 돼 있습니다. 삼성이 돈을 주면 다른 기업들도 돈을 댔습니다.
삼성이 경우회에 지원을 한 이후에 SK도 1억 원을 지원했고요. 현대제철은 2년 간 25억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기도 했습니다.
권희진 네, 기업은 시민사회단체에 지원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보수정부 시절에는 유독, 보수단체만 그 지원이 집중이 됐던 거죠. 그리고 그 돈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공격하는 반인륜적인 행위에 쓰였던 것입니다.
김의성 온라인에서는 국정원, 기무사, 경찰이 여론 조작을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재벌의 돈을 받은 보수단체들이 여론을 왜곡하고 있었다는 얘기 아닙니까. 이게 진짜 여론조작이고 여론 왜곡 아닙니까.
주진우 이런 여론조작의 배후가 바로 삼성인 것입니다. 삼성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돈을 뿌린 겁니다.
권희진 물론 삼성도 이런 여론조작이 아주 나쁜 일이라는 거를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삼성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 그러니까 보수 정권이 유지되는 환경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주진우 꼭 듣고 싶습니다. 삼성, 왜 그러셨습니까. 삼성의 입으로 꼭 듣고 싶습니다.
나세웅 그 이유에 대해서 스트레이트가 삼성에 직접 묻고 대답을 들어서 다음 시간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의성 네, 기대하겠습니다.
주진우 이번 주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중요한 일주일을 살게 됩니다.
김의성
네,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전쟁의 시대는 가고 평화의 시대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저희 스트레이트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다음 주 결방입니다. 저희 7명의 기자와 저희들은 2주 후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일곱 기자와 저희는 2주 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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