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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억록 5회

2021.11.080

▶ 1980년대 찾아온 ‘마이카 시대’, 집집마다 꼭 있던 두 권의 ‘실용서’ 베스트셀러 <운전면허 문제집>, <전국도로 안내지도>

문학 서적만 유의미한 베스트셀러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 기록만으로도 소설이나 수필을 뛰어넘는 ‘실용서’ 베스트셀러들도 있다. 1980년대 이후 찾아온 ‘마이카 시대’, 자동차를 소유한 집이라면 무조건 보유한 두 권의 책이 그 주인공이다. 바로 면허시험 수험생이라면 꼭 필요한 ‘운전면허 문제집’과 내비게이션 없던 시절 자동차 보조석에 반드시 있어야했던 ‘전국도로 언내지도’다.

특히, 1980~19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전국도로 안내지도’에 대한 추억은
1980년대 초 자가용을 굴리는 사람이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서는 자동차 소유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1976년 출시된 포니를 시작으로 엑셀, 엘란트라, 프라이드, 르망, 스텔라 등이 잇따라 출시돼 수십만대씩 팔렸다. 이는 자연스럽게 관광과 여가 문화로 이어졌다. 주말과 휴가철에는 가족과 함께 국내 곳곳을 여행하는 차량들이 전국의 도로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 PC통신 세대와 함께 떠오른 ‘한국형 판타지 소설’의 시작 <퇴마록>, <드래곤라자>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사람을 죽이고 그 시체를 먹는다는 ‘지존파’의 등장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1999년 세기말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증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로 퍼져나가던 그 시절, 대한민국 젊은 층은 PC통신의 시대를 맞이했다. 강력한 변화의 바람은 베스트셀러의 세계도 뒤흔들었다. PC통신 세대는 단순히 출판시장에 의해 내놓여진 책들을 넘어 그들만의 문학을 만들어 냈다. PC통신 세대 문학의 대두였다. 특히 1990년대 초반 PC통신 연재를 통해 10~20대 네티즌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판타지 소설’이었다. 당시에는 기성 문인이나 비평가들에게 조악한 문장과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어떠면 이 시절 등장한 판타지 소설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문체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적 호응을 얻고 있는 한국 문학의 밑바탕이 된 작품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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