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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대 투자금의 행방은?

2021.10.10214

[ST1. 오프닝]


[김효엽]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효엽입니다.

[허일후]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김효엽] 스튜디오에 장인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장인수] 안녕하세요

[김효엽] 오늘 어떤 내용 취재했습니까?

[장인수] 네, 금융 다단계 사기꾼들이 빼돌린 수백억 원대 돈의 행방을
추적해 봤는데요.

바로 피해자만 2천 명이 넘는 이숨투자자문 사건과 관련된
얘기입니다.

[허일후] 어, 이숨투자자문이라면 6년 전쯤이었나요?
‘정운호 게이트’에서 들었던 이름 같은데요?

[김효엽] 네, 정운호 게이트라면 그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게 문제가 되면서 드러났던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장인수] 네, 그 당시에 최유정 변호사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
로부터 무려 50억 원을 수임료로 받았다가 논란이 됐던 거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당시 최 변호사는 이숨투자자문이라는 곳의
대표로부터도 똑같은 액수를 수임료로 받았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당시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VCR1] 사기꾼, 변호사, 브로커

2016년 4월 12일 서울구치소.

해외 원정 도박으로 수감돼 있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최유정 변호사를 접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접견 도중 정 대표가
돈을 내놓으라며 욕설을 하고
최 변호사의 팔을 잡아 비트는
폭행 사건이 벌어집니다.

◀ S Y N ▶ 권○○ / 최유정 법률사무소 직원 (뉴스데스크 2016.4.22)
(접견 후) 손목을 부여잡고 계셨고 약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차에 타셨고…

발단은 거액의 수임료였습니다.

정운호 대표는 도박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항소심에서 부장 판사 출신인 전관
최유정 변호사를 새로 선임합니다.

수임료는 50억원, 조건은 보석으로
정운호 대표를 빼주는 거였 습니다.

하지만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 변호사는 정운호 대표에게 30억 원을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정 대표가 나머지 20억원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던 겁니다.

결국 최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인
정운호 대표를 폭행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검찰은 50억 원이라는 고액 수임료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의 시작이었습니다.

◀ S Y N ▶뉴스투데이 앵커멘트 (2016/04/28)
해외 원정도박혐의로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그런데 변호사와 성공 보수 놓고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현직 판사들에 대한 로비정황이 나왔습니다. 사건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운호 게이트는 정씨의 법조 로비 의혹으로 확대됐습니다.

◀ S Y N ▶뉴스투데이 앵커멘트 (2016/05/11)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제 검사장과
부장 판사출신 전관 변호사가 후배 검사들의 조사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건이 커지면서 정운호 게이트는
별 상관이 없어 보였던
'이숨투자자문'이라는 곳의
금융사기 사건으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연결고리는 최유정 변호사.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대표 뿐 아니라
'이숨'의 송창수 대표로부터도 사건 수임료로
50억원을 받은 게 드러난 겁니다.

수임 조건은 보석 석방, 정운호 사건과 똑같았습니다.

이숨투자자문 사건의 핵심 등장인물은 3명입니다.

먼저 '이숨'의 실질적인 대표였던 송창수.

2015년 3월부터 6개월간
27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1,380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인물입니다.

◀ S Y N ▶ 송창수 대표
"월 3%, 5%면 정말 그게 진짜냐. 그건 말도 안 되는 수익률이다.
너희 수익률은 사기 치는 거다, 거짓말하는 거다’라고 이야기를 많이
정말로 이야기 많이 해요. 많이 하는데 이제 여기를 모르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두 번째는 바로 서초동에서 유명한 법조브로커였던 이동찬 씨.

◀ S Y N ▶ 이동찬
(평소 최유정 변호사 수임료 관리해오셨죠?)
“(도리도리, 한숨) ...”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최유정 변호사.

브로커 이동찬의 소개로
최유정 변호사는 2015년 8월
송창수 대표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당시 송창수 대표는 이숨투자자문을 세우기 전에 벌인
다른 금융 사기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4년 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보석이나 집행유예로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달라며 수임료로 50억 원을 줬고,

최유정 변호사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두 달 뒤 열린 2심에서 송창수 대표가 정말로
집행유예를 받게 된 겁니다.

◀ S Y N ▶ 송창수-송OO(동생) 서울구치소(2015.10.8)
송창수: 지금 변호사 일 진짜 잘보는 거야. 최 부장이.
원래 집행유예 진짜 안돼.
송OO(동생): 응

50억 원의 효과를 본 송창수 대표가
이후 정운호 대표에게
최유정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앞서 본 것처럼 최 변호사는 정 대표에게도
비슷한 조건으로 50억 원의 수임료를 챙긴 겁니다.

사실 이들 3명은 단순한 의뢰인-브로커-변호인 이상의
끈끈한 관계였습니다.

먼저 이동찬 씨와 최유정 변호사는 내연관계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 4월 정운호 대표가 최유정 변호사를 폭행했을 때,

최 변호사 대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사람도 이동찬 씨였습니다.

그리고 송창수 대표는 이동찬-최유정을
형과 형수로 부르며 가깝게 지냈습니다.

◀ S Y N ▶ 송창수-이동찬 / 수원구치소(2015년 8월 17일)
송창수: 나가서 돈 좀 싹 정리해서 그냥 편하게 좀 살게.
이동찬: 내일도 형수(최유정 변호사)가 면회 올 거고 형수는 그래 뭐
끝까지 자기가 끝장 본다고 하니까..
송창수: 알겠습니다. 형수님이 (내 사건) 책임진다고..(웃음)
이동찬: 그래. 좀만 힘들어도 마음 고생하더라도 조금만 참고..

송창수 대표는 브로커 이동찬 씨를
이숨투자자문의 이사로 영입한 뒤,

검찰과 경찰 로비에 쓰라며
약 10억 원의 활동비와
벤츠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브로커 이동찬 씨는 이 돈으로
송 대표를 수사하던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1억 3천여만 원의 뇌물을 뿌렸습니다.

◀ I N T ▶ 신재연 / 변호사
이동찬 씨가 정계나 관계나 수사기관, 경찰 이런 데 발이 넓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인맥들을 이용해서 이제 송창수가
자신의 사업에 좀 활용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정운호 게이트에서 시작된 수사의 화살이 자신들을 향하자
이들의 관계도 결국 파국을 맞았습니다.

송창수 대표는
브로커 이동찬 씨와 최유정 변호사가 짜고
자신을 꼬드겨 50억 원을 뜯어갔다고 증언했고,

이 씨는 이에 맞서
송 대표의 사기와 로비 행각을 폭로했습니다.

그 결과는
송창수 징역 17년,
이동찬 징역 11년,
최유정 징역 5년 6개월로 돌아왔습니다.


[ST2.]

[김효엽] 네, 정운호 게이트의 두 갈래였던 거죠.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 사건과
이숨투자자문의 송창수 대표 사건.

워낙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라 기억이 생생합니다.

[허일후] 네. 대표 송창수, 그리고 브로커 이동찬, 변호사 최유정.

이렇게 둘도 없는 동업자였다가 수사가 시작이 되자
바로 또 등을 돌리고. 이거 마치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은데요.

[장인수] 네, 그런데 지금부터 전해드릴 이야기는 더 영화 같습니다.

집행유예로 기사회생하는 듯했던 송창수 대표가 징역 17년을
살게 된 건 그의 금융 사기가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이숨투자자문 사건으로 그가 가로챈 돈은
1,380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 돈의 행방이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허일후] 이야, 정말 액수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렇다면 송 대표와 그 주변인들이 이 돈을 어딘가로
숨긴 거 아니겠습니까?

[장인수] 네, 이 1,380억 원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또 이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부터 추적해 봤습니다.

[VCR2] 1,380억 원은 어디로?

송창수 대표는 잇따라 여러 건의 금융 다단계 사건을 일으킨
연쇄 사기범이었습니다.

2013년 설립한 인베스트컴퍼니.

투자회사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 7백여 명을 끌어 모은 뒤
100억 원을 받아 가로챕니다.

두 번째는 2014년 설립한 리치파트너.

1900여 명으로부터 800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세 번째는 2015년에 설립한 이숨투자자문회사.

이 회사에서는 2700여 명을 모집해
6개월 만에 138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수법은 비슷했습니다.

돈을 맡기면
해외 선물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
매달 2.5%의 이자를 지급해주겠다고
투자자들을 꼬드겼습니다.

◀ I N T ▶ 이○○ / 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원금은 절대로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얘기로 설명을 들었고
선물 투자지만 안전하게 굴릴 수 있기 때문에 월 2.5%는 보장해 준다.

하지만 투자금을 왕창 끌어 모은 뒤
갑자기 회사 문을 걸어 닫고 도주하는
전형적인 금융사기였습니다.

◀ S Y N ▶ 송창수 / 이숨투자자문 직원연수 (2015년)
그 자꾸 초과해서 받아봤자 회사 위험성만 커지는 상황밖에 안 되거든요.
근데 아까 저기 뭐야, 최○○ 이사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투자 유치 방법이 정말로 이런 상황이에요. 지금 그러면 제가 계산했을 때
내년 한 1월, 2월 정도 되면 우리가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을 넘어 버려요.

피해자들의 돈으로 송 씨는 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1천만 원씩을 내며
서울 청담동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살았고,

벤틀리, 마이바흐 등 수억 원대 외제차 4대를 몰고 다녔습니다.

부하 직원과 이동찬 씨 등 브로커들에게도
벤츠와 BMW를 제공했습니다.

◀ I N T ▶ 이○○ / 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차도 엄청 많이 샀었고 그다음에 마크힐스라고 하는 청담동에 있는 거기에
집도 월세로 살고 있었고 사무실도 엄청 호화롭게 차려놨었기 때문에
‘저게 다 우리 돈으로 샀을 텐데’라는 생각도 사실 들었었고…

하지만 가장 먼저 일으킨 인베스트컴퍼니
사기행각이 덜미를 잡히면서 2015년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습니다.

최유정 변호사 선임의 계기가 된 판결입니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이숨투자자문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에
곧바로 다시 체포됩니다.

구치소에 갇혀있던 송 대표의 관심사는
이숨투자자문을 통해 끌어 모은
1380억 원을 최대한 빨리 빼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교정당국은
수감자들의 접견을 모두 녹음합니다.

스트레이트는 송창수 대표를 면회 온
이동찬 씨, 측근 권 모 씨,
그리고 송 대표 여자친구 신 모 씨 등이
등장하는 접견 녹음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기간은 180일,
분량은 30시간 정도였습니다.

먼저 2015년 8월31일 녹음된 내용입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김OO (서울구치소/2015년 8월 31일)
권OO: 오늘 아침에 금감원에서 회사 들어왔었는데..
송창수: 금감원에서?
권OO: 네 와서 봉인 딱지 다 붙이고..
송창수: 무슨 딱지?
권OO: 봉인 딱지 봉인표
김OO: 문 같은 거에다 붙여가지고 못 열고 뭐 하드 못 바꾸게 해가지고
A4용지로 뭐 붙여놨답니다.

금융감독원이 이숨투자자문의 사무실을
현장조사한 당일, 이 사실이 구치소 안
송창수 대표에게 바로 전달된 겁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눈치챈 송 대표는
측근들에게 은행에서 돈부터 인출하라고 말합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김OO /서울구치소 2015년 8월 31일
송창수: 돈을
권OO: 네.
송창수: 100만 원 짜리로 빼. 일단. 다 빼. 100만원 짜리로.
권OO: 네?
송창수: OO아. 상황 파악해. 일단 돈 다 빼.
권: 네.
송창수: 무조건 빼 일단. 걸리면 모른다고 하고
CD(양도성예금증서)로도 다 빼.

증거 인멸도 지시합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서울구치소 2015년 8월 31일
송창수: 그 내 방에 있는 서류들 있지? 응? 그리고 뭐 네 방 저기 있는 방,
(금감원) 봉인 찢어져도 상관없어.
권OO: 버려요 다?
송창수: 응. 찢어버려.

이틀 뒤 송창수 대표는 은밀하게
그 돈을 누군가에게 맡기라고 말합니다.

이 누군가가 배신할 경우에 대비해
촬영도 해놓으라고 합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서울구치소 2015년 9월 2일
송창수: 너네도 더 알아보지 말고 일단 여기다가 맡겨.
권OO: 알겠습니다.
송창수: 남겨.
권OO: 남겨놔야 돼요?
송창수: 응 사진 찍고 음성 다 녹화해서 따로 파일 남겨.
권OO: 네 네.
송창수: USB에다가. 네가.

진행상황은 수시로 구치소 안으로 보고됐습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접견/서울구치소 2015년 9월 25일
송창수: 건대 그거는 다 정리됐어 그러면?
권OO: 건대?
송창수: 신한은행
권OO: 어. 네. 다 (인출)돼 가지고 (현찰로) 바꾸고 다 했다고 합니다.
송창수: 거기서 가지고 있어 그럼?
권OO: 신OO씨(애인)한테 준다고 합니다. 다 바꿔 가지고..

돈을 인출하라는 지시는 실제로 실행됐습니다.

송창수 대표 판결문을 보면,

이숨은 2015년 3월부터 8월 24일까지
신한은행 건국대지점 계좌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1380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이 계좌에 가압류가 걸렸을 때
남아있는 돈은 223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송 대표 측이 인출한 뭉칫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황입니다.

이숨으로 들어온 돈은 모두 1,380억 원.

이중 피해자들이 환수한 돈은
140억 원에 불과하고,

송창수 대표의 다른 사기사건 피해자에
'돌려막기'로 들어간 돈은 약 5백억 원 대로 추정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빼돌린 현금,
변호사 비용,
호화 생활에 쓴 돈을 감안해도
500억 원 이상이 빕니다.

◀ I N T ▶ 이○○ / 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아무리 계산을 해도 몇 백억 원은 남아있을 텐데.
그럼 그 돈은 어디다 놨을까? 저희 계좌에는 없고
그러면 어딘가 분명히 숨겨놨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취재진은 접견 녹음에 등장하는
송 대표의 측근 권 모 씨를 수소문해 연락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권 씨는 입을 닫았습니다.

◀ S Y N ▶ ☎ 권○○ / 전 이숨투자자문 직원
저도 아는 거 없고 이거 방금 말씀하신 것들은
대충 중앙지검에서 몇 번 다뤄서 저도 다 얘기하고 뭐 아는 게 없어서…
〈송창수 씨가 이제 ‘현찰로 다 빼라, 안되면 수표로라도 빼라’
이런 내용들이 나오거든요. 그거 들었던 기억은 나세요?〉
아니요, 그건 제가 따로 말씀드릴 건 없을 것 같고…

그런데, 이 돈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제보가
스트레이트 팀에 들어왔습니다.

◀ S Y N ▶ 제보 내용
(송창수 대표가) 교환한 수표를 가지고 상품권도 사고, 이제 세탁해서
그거를 결국 나중에 5만 원권 현금으로 바꾸는 그런 작업을 한 거예요.
그렇게 해서 나중에 그걸 둘둘, 상하면 안 되니까 랩이나 이런 걸로 둘둘
말아서는 박스에다 넣어서 보관을 하는 그런 형태를 취한 거죠.
〈그 박스를 직접 보시거나 그 비닐랩으로 씌우는 걸 보시기도 하셨나요.
선생님?〉 그럼요, (송창수 대표가) 막 사진 찍어서 자랑도 하고 그랬어요.
저희한테 보여주기도 하고…

송창수 대표와 한때 형제처럼 지냈던,
법조 브로커 이동찬 씨의 제보였습니다.


[ST3.]

[허일후] 아, 제보자가 이동찬 씨였군요.

이동찬 씨는 이숨투자자문의 이사도 맡았고
또 송창수 대표로부터 활동비를 10억 원이나 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었으니까 뭔가 알 수도 있겠는데요?

[김효엽] 네, 그런데 이동찬 씨는 법조 브로커였고,
뇌물, 변호사법 위반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람인데

더구나 송창수 대표와는 사이가 틀어져서 서로 죄가 더 크다고
폭로전까지 벌였고요.

이동찬 씨 제보를 무조건 믿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장인수]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동찬 씨는 이미 형이 확정된 상태라서
사실 공범의 여죄가 드러난다고 해도 본인이 얻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허일후] 아, 그렇겠네요. 송창수 대표의 은닉자금이 드러난다고 해서
이미 수감돼 있는 본인의 형량에 영향을 주지는 않으니까요.

[장인수] 네, 그래서 취재진은 일단 이동찬 씨의 제보가 신빙성이 있는지
따져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먼저 은닉 자금과 관련됐다는 사람들의 흔적을 바탕으로
제보를 다각도로 검증해봤습니다.

[VCR 3] 펜션 수영장의 비밀

경북 포항교도소.

이동찬 씨가 수감돼있는 곳입니다.

취재진은 이 씨와 이틀에 걸쳐
두 차례 접견을 했습니다.

첫 날은 일반 접견을,
이틀째는 전화 접견을 통해
돈의 행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S Y N ▶ ☎ 이동찬 / 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상황이) 급하니까. 접견이 녹음된다는 걸 송창수도 알고 있거든요.
알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필담으로 중요한 거는 메모지에다가 글씨를 써서
필담으로 주고받고 이렇게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는 워낙 다급하니까
빨리 돈 다 빼라고 싹 빼라고, 그렇게 지시를 한 거 같더라고요 보니까.

이 씨가 설명한
송창수의 자금 세탁 수법은 이랬습니다.

먼저 은행에서 1억 원권 수표로
수십억 원을 인출한 다음
이걸 다시 100만 원권 수표로 바꿉니다.

수표 인출은 액수가 커도 금융정보분석원에
꼭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 S Y N ▶ ☎ 이동찬 / 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송창수 씨가 일단은, 현금을 은행에서 고액을 인출하게 되면 그게 FIU인가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가 된대요. 그래서 일단은 수표 고액권으로 발급을
받은 다음에…

이 수표를 상품권 판매점에 들고 가서
이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5~10%의 수수료를 떼고 상품권을 구매합니다.

그리고 이 상품권을 다시 5~10%의
수수료를 떼고 현찰로 바꿨다는 겁니다.

이렇게 세탁한 현찰을 은닉한 첫 번째 장소,

이동찬 씨는 충청도의 한 펜션을 지목했습니다.

◀ S Y N ▶ ☎ 이동찬 / 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송창수가 (은닉 자금을) 분산 시켜놨는데. 펜션에
펜션은 자기 어머님이랑 친인척들만 있으니까 펜션에다가 일부 갖다 놓고…

이 펜션에 현금과 수표, 금괴 등
2백억에서 250억 원이 감춰져 있을 거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문제의 펜션을 찾아가 봤습니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

1만4천200여 제곱미터 부지에
32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땅은 송 대표의 어머니와 누나 명의였습니다.

건물 역시 어머니와 누나,
누나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한 모 씨,
그리고 송 대표의 여자친구 신 모 씨 등이
소유자로 돼 있습니다.

이 씨의 말대로 송창수 대표와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나눠서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곳 어디에 돈이 숨겨져 있다는 걸까.

◀ S Y N ▶ 이동찬 음성대역/ 포항교도소 일반접견
“(송창수가) ‘돈을 어디 짱박는 게 제일 좋을까’라는 상의를 이제 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펜션) ‘카페 같은데 지하에다가 넣어 놓을까’ 라고 했었고
송창수가. 그러다가 나중에 어느 날 뜬금없이 ‘형 설마 물 밑에 돈이랑 금이
있다고는 사람들이 생각 못 할 거 아냐’ 이렇게 아이디어를 내는 거예요”

이동찬 씨가 지목한 장소는 수영장이었습니다.

펜션 한 가운데 있지만 뭔가를 숨겨뒀을 거라
상상하기 어려운 최적의 장소라는 겁니다.

송 대표의 가족들이 이 펜션을
경매로 낙찰 받은 때는 2013년.

이후 2015년 대규모 증축 공사를 하면서
수영장도 새로 파서 만들었다는 겁니다.

돈을 묻을 공간이 충분한지 확인하기 위해
연습 삼아 사과상자도 깔아봤다고 말합니다.

◀ I N T ▶ 이동찬(음성대역) /일반접견
“사과 박스 하나에 10억 들어갑니다. 5만 원권으로 10억을 넣어놓고
쭉쭉 깔아서 그때 100억인가 그때 그러니까 10박스 정도 되죠.
깔아놓고 보니까 부피가 얼마 안 되는 거예요. 뭐 충분히 가능하겠다
이렇게 서로 얘기했었죠”

취재팀은 송창수 대표의 로비자금을 관리하던
금고지기 백 모씨로부터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S Y N ▶ 백○○ / 송창수 대표 로비자금 관리
(통장에) 한 3백억 원 정도가 있었고 나머지 1천억 원 정도가 사라진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서 빠져서 이거 쓰고 저거 쓰고 해서 한 2백(억 원) 썼으면
8백(억 원) 아니면, 5백(억 원)에서 8백(억 원) 정도 남아있다,
이렇게 예측하고 있는데…

자금을 은닉할 방법에 아이디어를 준 사람이 본인이라고 말합니다.

◀ S Y N ▶ 백○○ / 송창수 대표 로비자금 관리
저는 대략 어디 있는지 알아요. 왜? 내가 코치를 해줬으니까.
(송창수 대표가) ‘어떻게 해야 해요?’ 이래서 네가 믿을 만한 사람,
제삼자한테 시켜서 시골에 가면 폐가가 많이 있잖아요.
그거 하나 사서 리모델링을 해라.
리모델링하면서 구들장을 같이 놓아야 할 거 아니에요.
구들장 놓기 전에 거기다 (현찰) 붓고 시멘트 바르고 쫙 덮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 내가 조언을 해줬어요.

그러면서 짐작 가는 장소도 있지만
파내기가 힘든 구조라고 귀뜸하기도 했습니다.

◀ S Y N ▶ 백○○ / 송창수 대표 로비자금 관리
그런데 한 군데는 못 파겠어. 한 군데는 못 파요.
팔 수가 없어 구조가. 여기까지는 제가 일단 말씀을 드릴게요.

스트레이트는 우선 송창수씨 가족이
펜션을 인수한 뒤 수영장 공사를 했는지 부터 따져봤습니다.

먼저 한 포털사이트 지도의 로드뷰.

2015년 6월 당시 찍힌 사진을 보면
실제로 펜션 증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 즈음인 2015년 8월 29일
송창수 대표와 가족, 여자친구의 접견 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 S Y N ▶ 송창수-송OO(동생), 신OO(여자친구) /서울구치소 2015년 8월 29일
송OO(동생): 이제 거의 준공 떨어지니까 뭐 9월 9월 달에는
아마 공사 들어간다고 알고 있는데 내가 듣기로는.
송창수: 9월에 공사 들어가.
신OO(여자친구): 9월에 공사 들어가요?
송OO(동생): 아 그 수영장 파는 거.
신OO(여자친구): 아
송창수: 알았어 아무튼.

약 2주 뒤에도 수영장 이야기가 오갑니다.

◀ S Y N ▶ 송창수- 신OO(여자친구) /서울구치소 2015년 9월 12일
송창수: 펜션 인허가는 다 났지?
신OO(여자친구): 수영장 준공이 금요일 날 난다고 했거든.
그럼 아마 어제 났을 거야. 아 어제 금요일.
송창수: 준공이.. 아니 공사 하던데. 사진 보내놓은 거 보니까.
수영장 공사가 어제 마무리 지었겠지.

이처럼 수감 중인 송창수 대표는
수영장 공사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 확인합니다.

변호인이던 최유정 변호사와
송창수 대표의 접견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최 변호사가 송 대표를
접견할 때 들고 다닌 노트 사본도 입수했습니다.

은닉 자금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는
메모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돈 최대한 빼고 빼돌리고 짱박고>>

<<100억. 수표냐 현금이냐
사과박스 몇 개? 누구에게 전달?
부피는? 혼자 날랐느냐?>>

그런데 그 밑에 갑자기
펜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펜션은 꼭 3명이 갔음>>
<<모친 펜션, 소유자는 모친이다>>

펜션 실소유주 누구냐?는 문장에
'모른다'는 답이 거꾸로 적혀있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마주앉아 필담을 나누며
서로 말을 맞춘 흔적으로 추정됩니다.

이동찬 씨의 제보.

◀ I N T ▶
"펜션에다가 일부 갖다 놓고...”

로비자금 금고지기의 고백.

◀ S Y N ▶
"시골에 폐가가 많지 않습니까. 그거 하나 사서 리모델링 해라"

송창수의 접견 대화와

◀ S Y N ▶
"(펜션) 수영장 공사가 어제 마무리 지었겠지"

최유정 변호사의 접견 노트까지.

모두 펜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사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챌 수 있지 않았을까.

취재팀은 당시 펜션 공사에 참여했던
건축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먼저 이 펜션을 설계한 업체.

◀ S Y N ▶ ☎ 김○○ / 건축사 (펜션 설계)
〈그때 설계할 때 특이한 요구 사항이 있거나 그러지는 않았나요?〉
아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수영장 설계도 직접 하셨나요?〉
아니 수영장은 아닌데요. 수영장이 있나요?

수영장의 존재를 모른다고 말합니다.

펜션 공사를 자문한 또다른 건축사.

◀ S Y N ▶ ☎ 민○○ / 건축사 (펜션 설계 자문)
그때 다른 데서 설계를 해서 공사를 하던 중이었고…
〈설계도에 수영장도 설계가 들어가 있었습니까?〉
기존 도면에, 아니요. 기존 도면에 수영장…
기억이 안 나네. 있었던 것도 같고 없었던 것도 같고…
역시 수영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확인 결과 펜션 건축물 대장에도
수영장은 올라와 있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관할구청에도
이 수영장은 신고 된 시설이 아니었습니다.

◀ S Y N ▶ 관할 지자체 건축과 직원
수영장 개발행위라고 (인허가 서류) 안 받았어요.
◀ S Y N ▶ 관할 지자체 건축과 팀장
안 받았다고? 아무것도 없다고, 서류가?
◀ S Y N ▶ 관할 지자체 건축과 직원
네. 불법(시설)으로 조사한 적 있는데 그 펜션 수영장 관련해서
개발행위 허가를 안 받고 나간 걸로…

즉 수영장은
설계한 사람도 모르고,
공식 서류에도 존재하지 않는
몰래 지어진 시설이었던 겁니다.

취재팀이 펜션에 다녀간 걸 알게 된
송창수 대표 측은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이동찬 씨에 대해
‘전과 10범이 넘는 사기꾼’이라며
유죄판결에 결정적 기여를 한 송 대표를
괴롭히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스트레이트가 비용을 댄다면
수영장 바닥을 발굴하도록
허용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ST4.]

[허일후] 아니, 송창수 대표 측 입장문을 보니까 수영장 바닥을
뭐 파도 좋다 그랬는데 정말로 한번 파 보지 그랬습니까?

[장인수] 이에 대해 저희 취재진도 논의를 해봤는데요.

환수해야 할 범죄수익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그 사이 자금을
다른 데로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고요.

[김효엽] 그 큰돈을 어떻게 손쉽게 인출했는지도 의문이고
정말로 펜션에 200억 원이 있다 해도 여전히 막대한 금액이
오리무중인 거잖아요.

이게 결국 사기로 번 돈이니까
어떻게든 찾아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장인수] 네, 이동찬 씨가 제보해 온 은닉자금의 규모는
500억에서 600억 원 정도였는데요.

나머지 은닉자금은 어디에 있을지도 추적해 봤습니다.

[VCR 4] 가라앉은 범죄수익

이동찬 씨가 지목한 두 번째 은닉 장소는
인천항 근처의 컨테이너 박스 창고입니다.

◀ S Y N ▶ ☎ 이동찬 / 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인천에 컨테이너 박스, 고가의 가방이라든지 옷이라든지 이런 걸 보관해주는
컨테이너 박스가 있거든요. 거기다가 보관을 해놓고…


현금 2백억 원을,
눈에 띄지 않게 사무실 집기와 함께
컨테이너에 보관해뒀다는 겁니다.

◀ S Y N ▶ 이동찬 (음성대역) / 일반 접견
“친할 때니까 매일 룸살롱 다니고 술 먹고 할 때니까.
지 속마음도 다 얘기를 했었죠. 근데 결정적인 건 ‘형 컨테이너 박스에다가
신OO이 통해서 뭐 몇 백억 얼마를 갖다놨어’ 지가 흘려요.
얘기를 하다보면.. 그러면 알게 되는 거죠”

컨테이너 관리자로 지목된 신 씨는
송창수 대표의 여자친구.

펜션 건물 소유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신 씨가 이 돈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부하들을 시켜 감시도 했다고 합니다.

◀ S Y N ▶ 이동찬 (음성대역) / 일반 접견
"신OO만 알고 있으면 신OO이 그 돈 가지고 다른 남자 만나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송창수가 걱정이 되니까 그 돈을 건네 줄 때 꼭 권**을 통해서,
수표를 상품권으로 바꿔서 또 일부 수표도 갖다 주고 그러니까
또 권OO은 다 적어놓고 크로스체크를 하게끔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송 대표의 접견 녹음과
이동찬 씨의 제보를 비교해봤습니다.

◀ S Y N ▶ 송창수-권OO /서울구치소 2015년 10월 28일
권OO: 그 하면은 컨테이너에 다 합니까?
송창수: 어?
권OO: 이거.
송창수: 컨테이너는..(중략) 아예 창고를 일단은 하는 게 안 나을까?

컨테이너에 짐을 옮겨놓으라는 지시와,
자금을 신 씨가 관리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 S Y N ▶ 송창수?신OO(여자친구)/서울구치소 2016년 1월 5일
신OO(여자친구): 어 이거, 이거이거 어떻게 넣어?
송창수: 그냥 수표로 넣어. 받은 거대로 넣어. 빼서, 수표로 빼서
신OO(여자친구): 아~ 그러니까 이게 아닌 거지? 이거 하지 말고?
송창수: 어.
신OO(여자친구): 내가 찾아서?
송창수: 싹 다 정리해서.
신OO(여자친구): 이렇게?
송창수: 응.

자금 은닉 과정에 관여했는지 묻기 위해
신 씨의 집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수감 중인 송창수 대표는 해명을 해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게 없다며
스트레이트 팀의 접견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숨기는 과정에서 송 씨 뒷통수를 치며
돈을 빼돌린 인물들도 등장합니다.

송 씨 회사 직원 두명은 사무실 금고에 보관돼 있던
수표 30억 원을 꺼내갔고,

또 다른 직원은
수표 76억 원을 현금으로 세탁하면서
12억 원만 송 대표의 여자친구 신 씨에게 건넸습니다.

운전기사는 법인카드를 유용하고
송 대표 차량에 있던 골프채를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 S Y N ▶ 송창수-김OO /서울구치소 2015년 9월25일 접견
송창수: 내가 차에 한 5천만 원 있거든. 1천만 원씩 넣어놓은 거 하고.
신분증하고 다 걔(운전기사)가 가져간 거야 그러면?
김OO: 빈 가방 하나 있다고 그러던데.
송창수: 김 과장한테 얘기해. ‘야 네가 여태까지 쓴 거는 말 안 할테니까.
갖다 놔라. 어? 근데 너 아니면 일 커진다. 아니면 너 힘들어진다‘
응? 얘기하고.

홍콩 계좌에 부하직원 명의로 넣어놓은 1천만 달러와
리조트 인수를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와 폭력조직에 맡겨놓은
1백억 원도 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은 엉뚱한 사람들이 챙기고,
정작 이숨투자자문 사기 피해자 2천 7백여 명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 S Y N ▶이△△ / 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제가 죽으려고 못에 갔는데 죽음도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우리 언니하고 저는요, 형제간에 다 원수 됐어요. 인연 다 끊어졌어요.
나는 너무 상처가 많아서 밤에 잠도 못 자요.

피해자들은 송창수씨 일당이
은행에서 돈을 마음대로 인출할 수 있었던
것부터가 문제라고 하소연합니다.

◀ I N T ▶ 이○○ / 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최대한 (인출을) 막으려고 은행도 다녀보고 증권사도 다녀보고
‘이거 사기 사건으로 이렇게 돼서 이렇게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계좌인데
저희가 피해자들인데 이걸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까?’라고
여러 번 여쭤봤었는데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녹취에는 이들의
금융권 로비가 의심되는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 S Y N ▶ 송창수-김OO/서울구치소 2015년 10월 6일
“내가 팩트만 얘기해줄게. 지(장OO 이사)가 올 초에 1월인가 2월에
돈 준비해서 돈 주자고 금감원 쫓아갔어. 나하고. 돈 다 줬어.
나 어제 그 얘기도 했어. 명함 받았어. 그걸 내가 책상에 넣어놨잖아.
명함 받은 거. 어제 (검찰) 조사관이 그러는 거야.
왜 그 사람들 명함이 송 대표 책상에 있†v”

◀ S Y N ▶ 송창수-김OO/서울구치소 2015년 9월8일
“OOO 지점장까지 얘기 다 돼 있어. 우선 현금으로 빼는 거
그것도 계속 돌려"

당시 송창수 씨의 로비자금을 관리한
백 모 씨도 취재진에게 비슷한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 S Y N ▶ 백○○ / 송창수 대표 로비자금 관리
〈공진단 박스에 3천만 원인가 넣어서 (금감원에) 줬다고 하던데
그게 맞아요?〉 네. 공진단 박스도 조그마한 게 있고 큰 게 있어요,
이만한 게.
공진단 그런 거 다 제가 맞췄어요. 경동시장에서 직접 사 와서 제가
그 뇌물 이런 거를 다 한 게 저예요. 그래서 제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던 거고…

이에 대해 금감원은
송창수 대표에게 로비를 받았다는 간부는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숨투자자문 측에 출금을 해준 은행은
법원의 압류 결정이나 수사기관의 요청 없이
이숨투자자문의 계좌를 임의로 동결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찬씨 는 두 차례 검찰에 진정서를 낸데
이어 지난해 8월 직접 이숨투자자문 일당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고발장에는
펜션 수영장, 컨테이너 박스, 홍콩 계좌 등
돈을 숨긴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와
구체적인 은닉 정황도 적었습니다.

1년이 넘었지만,
아직 검찰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S Y N ▶ ☎ 이동찬 / 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포항지청에서 한번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서울(중앙지검)로 제가 갈 거라고 했는데 그다음에는 조사가 없었어요.

피해자들도 수사기관이 사기꾼의 은닉재산을
찾아내고 피해를 복구해 주는데는 소홀하다고 지적합니다.

◀ I N T ▶ 송오근 / 이숨투자자문 피해자 변호인
검찰은 수사를 해서 형사 처벌하는 절차잖아요.
이 사람의 죄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두게 돼요. 주안을 두게 돼요.
그래서 사기의 피해액이 얼마냐, 여기까지예요 보통.
그런데 그다음에 이 피해액이 어디로 갔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수사가 잘 안 됩니다

은닉자금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스트레이트의 질문에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관련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였고,
범죄수익환수를 위하여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짤막한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ST5. 클로징]

[허일후] 송창수씨는 스트레이트팀에 보낸 입장문에서

은닉 자금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될 것을
자신했습니다.

[김효엽] 사기꾼에 대한 단죄는 꽁꽁 숨겨 둔 범죄수익을 모두 찾아내
마지막 1원까지 환수해야 비로소 완결되는 걸 겁니다.

늦었지만 수사를 통해 이 은닉자금이 환수될지
스트레이트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허일후]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김효엽]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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