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MB맨’들
2022.10.16446
< 윤석열의 ‘MB맨’들 - 손병산 기자>
지난 수요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의 과거 발언들이 공개됐습니다.
[이은주 / 정의당 의원 (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감)]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다' 이런 막말도 하셨어요. 이후에는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 영상에서는 '화물연대 자체가 바로 북한에서 하고 있는 것과 똑같다' 이런 막말을 이어 왔어요.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자격 없다고 봅니다. 이게 뭔지 아시죠? 레드카드입니다.
국감장에서 퇴장의 의미고요. 네, 퇴장하십시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에 대한 '종북' 발언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 이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까?>
저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까?>
저렇게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보다는. 문제가 있는 점이 많이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1차 파행.
김문수 위원장의 사과로 국감이 재개됐습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감)]
"여러가지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서 제가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또 중단됐습니다.
이번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 전용기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감)]
"<문재인 대통령은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입니다.
<제가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사람은 김일성주의자입니다."
[전해철 /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감)]
"김문수 위원장님 속히 퇴장하세요."
거듭된 파행 끝에 결국 퇴장당한 김문수 위원장.
하지만 다음 날에도 입장 변화는 없었습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지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리셉션에서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고
공개적으로 전 세계에 공표를 했습니다.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하는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봐야죠."
대체 문 전 대통령이 뭐라 했길래 김일성 주의자라고 하는 건지‥
바로 이 발언입니다.
[문재인 / 전 대통령 (2018년 2월, 평창겨울올림픽)]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서 원시적 우정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우정이
강원도의 추위 속에서 더욱 굳건해지리라 믿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총리와 장관급 인사 2명을 발표했습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주호,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죠.
그리고 대통령 직속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을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교육과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야할 이들, 지명과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주로 과거 언행 때문인데요.
오늘 스트레이트는 무엇이 논란인지, 그럼에도 대통령은 왜 이들을 임명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대통령실은 임명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김대기 / 대통령비서실장 (지난달 29일)]
"(김문수 위원장은) 특히 노동 현장에 경험이 많으셔서 노사 협력을 통한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등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 과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합니다."
김문수 위원장의 이력을 살펴볼까요.
서울대에서 학생운동을 하던 김 위원장은 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에 투신합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1980년대 노동운동가 시절)]
"정치권력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우리 노동자들이 도저히 잘 살 수 없다.
노동운동 자체가 정치적인 자기 목소리를 가져야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1980년대엔 노동운동계의 전설로 불렸지만,
지난 1994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하며 보수로 전향합니다.
이후 보수정당 정치인으로 국회의원 3번, 경기도지사 2번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총선, 느닷없이 대구에서 출마했다가 결정타를 맞습니다.
보수 초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 거죠.
그러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함께 활동하며
극우 친박 인사로 돌변합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2017년 9월, 자유한국당 대국민보고대회)]
"김정은 기쁨조가 문재인 맞죠? 여러분."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2017년 9월, 자유한국당 대국민보고대회)]
"무슨 다스가 누구 거며 어떤데 그걸 가지고 대통령 구속시켜요?
아, 그럼 문재인 이분은 지금 당장 총살감이지."
가끔은 갑질로도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이른바 '도지삽니다' 사건이 있었죠.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소방대원]
"(여보세요.) 나는 도지사 김문수입니다.
<네, 소방서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이름이 누구요.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신 건데요?>
이름이 누구냐는데 왜 말을 안 해?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갖다가 하십시오.>
아니 지금 내가 도지사라는데 지금 그게 안 들려요?"
방역수칙을 어긴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 경찰이 코로나 검사를 권유하자
"내가 국회의원 세 번을 했다"며 화를 낸 적도 있었죠.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 경찰관 (2020년 8월)]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 건강까지 챙겼어! <오해하지 마시고…>
오해가 아니라,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 세 번을 했어!"
김문수TV란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색깔론을 앞세운 노동계 혐오 발언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지난 8월 25일, 유튜브 '김문수TV')]
"하이트진로를 빼앗아 국유화시켜버리자는 겁니다.
사유재산 제도를 없애서 노동자들이 해방이 되도록 그게 바로 이제 사회주의, 공산주의자들의 구호가 노동해방입니다."
[김민하 / 시사평론가]
"독단과 편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런 점에서 이 사회적 대화를 위한 조율이나
이런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거고요."
다시 공직에 오르자, 김 위원장은 이런 발언들이 문제가 될 거라 예상했는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폐쇄했습니다.
그리고 취임식에선 불신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한하는 '노란 봉투법'에 대해서도
강력 반대에선 한발 물러선 듯 했는데요.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지난 4일, 취임식)]
"'노란봉투법'에도 좋은 취지는 살리고, 문제되는 독소적인 부분은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된다.
이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 며칠 가지 못했습니다.
국감에서 퇴장당한 다음 날, 손경식 경총 회장을 만난 자리.
'노란봉투법'이 공산주의라고 합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지난 5일, 경총 방문)]
"현재 민법에 소유권 절대 원칙 소유권을 침해해 버리면 공산주의가 되는 거다."
민주노총은 "손해배상 때문에 노동자 죽이는 현실은 무슨 주의냐"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노동계 인사라면 독립운동 하다가 일본군 앞잡이로 전향한 사람도
독립운동가라고 하고 다니는 꼴"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한상진 / 민주노총 대변인]
"사회적 합의라고 하는 외피를 입혀서 이것을 밀어붙이고 완성하려고 하는 의도가 들어있는 거고,
그 돌격대장으로 김문수 씨를 낙점했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스트레이트]는 김문수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도 하고 직접 찾아도 갔지만
김 위원장은 입을 꾹 닫았습니다.
[김문수 /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아 그렇습니까. 이렇게 하시면 안 돼요. )아니 국감에서 말씀하신 게
너무 이게 지금 논란이 많잖아요. 그래서 좀 그걸 저희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지)"
급기야 야당과 노동계의 사퇴 요구까지 받게 된 김문수 위원장.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노사정대타협을 실현하기엔 강성발언이 많은 거 아닌가‥"
[윤석열 / 대통령 (그제)]
"(김문수 위원장은) 진영에 관계없이 많은 노동운동가들과 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현장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다른 거 고려하지 않고 현장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서 인선하게 됐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한 자리에 모일 수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분야가 또 있습니다.
바로 교육입니다.
교육부총리 후보자로만 벌써 세 번째죠.
이번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설계했던 이주호 전 장관인데요.
MB 정부 시절 '교육 황태자'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아빠 찬스', '방석집 논문 심사'로 자진 사퇴한 김인철 후보자,
'만취 운전', '논문 표절', 만 5세 입학 졸속 발표로 한 달 만에 물러난 박순애 전 장관.
정부 출범 5개월이 지나도 채우지 못한 그 자리에, 결국 10여 년 전 교육부 장관을 부른 겁니다.
전교조는 바로 '지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정소영 / 전교조 대변인]
"다시 과거의 교육을 그대로 시행한다면, 너무나 교육이 다시 파행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에‥"
보수 성향의 교총마저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성철 / 교총 대변인]
"교육을 시장경제 논리에 매몰 돼서 섣불리 재단하거나 또 교원을 교육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그런 정책들은 금물이다. 지양해야 한다."
이런 걱정,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지난 화요일 국무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꺼내 들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 11일, 국무회의)]
"'줄세우기'라는 비판 뒤에 숨어 아이들의 교육을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어두워질 것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곧바로, 이른바 '일제고사'가 부활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교육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장상윤 / 교육부차관 (지난 11일)]
"일제고사나 전수평가를 부활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원하는 학교, 또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를 기반으로 해서‥"
[한희정 /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
"'강제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야'라는 명분을 만들어가는
이제 그런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10여 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 (2009년 2월 라디오 연설)]
"정확한 학력 평가 자료를 가져야 맞춤형 교육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를 추진했던 인물이 바로 이주호 후보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MB 교육 시즌2'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요,
일제고사가 도입되자, 당시 학교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 이른바 '놀토'에도 등교를 시켜서 일제고사에 대비한 모의고사를 하는가 하면,
[일제고사 당시 학생 (2008년 10월 13일, MBC 뉴스데스크)]
"(놀토 아니에요? 쉬는 날 아니에요?) 맞아요. (근데 왜 학교 오는 거예요?)
시험 봐요, 오늘. (오늘은 무슨 시험 봐요?) 과학이랑 사회 본다는데요."
심지어 교사가 시험 도중 학생들에게 답을 흘려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학교 안에선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귀족과 평민, 노예로 나눠 부르고,
학교별로도 서열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습니다.
[일제고사 경험 대학생]
"학교 등수가 전국적으로 나오는 거니까 '잘 봐야 된다. 창피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게 기억이 나거든요.
등수가 낮으면 '시골 학교라서 그렇다' 이런 소리 들을 수도 있다고."
결국 박근혜 정부 때는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문재인 정부 때는 중고등학교 일제고사까지 폐지됐습니다.
[이범 / 교육평론가]
"보수 교육계 내에서조차도 그런 식의 일제고사가 상당히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부작용이 크다라는 그런 인식이 있었던 거예요."
자율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
MB 정부 교육 정책의 큰 틀입니다.
그래서 나온 게 자율형 사립고와 마이스터고 확대였고요.
대학에 선발권을 주는 입학사정관제가 본격 도입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교육 양극화가 더 심해졌습니다.
원래는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주호 / 당시 한나라당 의원(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골라서 가고 싶은 학교들이 많아지면 그러면 사교육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이고
일단 또 그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과외가 필요 없으니까 사교육이 줄어들겠지요."
그래서 6곳이었던 자사고가 51개로 늘어났습니다.
자사고 학생들은 사교육 부담을 벗었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월평균 사교육비를 100만 원 이상 쓰는 비율을 보면 일반고는 13.3%인데,
전국단위 자사고는 17.7%, 광역단위 자사고는 43.9%에 달합니다.
[정소영 / 전교조 대변인]
"대학 서열화에 이어서 고교 서열화까지 진행이 됐던 거죠. 그래서 영재고,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이런 식으로 착 서열이 되면서 일반고는 정말 황폐화되고 슬럼화됐다, 이런 표현까지 나왔었어요."
'대학에 자유로운 학생 선발권을 주자'며 대폭 확대된 '입학사정관제'도 비슷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2008학년도 254명이던 입학사정관제 정원이 5년 만에 4만 1천여 명으로 160배 급증하면서
학생부를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입시 컨설팅, 이를 위한 스펙 위조도 성행했습니다.
[불법 입시컨설팅학원 원장(2010년 2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학생들은 이런 걸 쓸 수 있는 나름대로 뭐 여력이나 독서할 시간이 없잖아요.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 라이팅(작성)해준다거나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아마 입학사정관이 스크린(적발)하기는 아마 힘들 겁니다."
공정성 논란을 불러 온 '조국 사태'도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벌어진 일이였구요.
대입용 스펙으로 의심받는 고등학생 논문이 급증한 것도 이때였습니다.
물론 10년 이상 지난 일들이기는 하죠.
그렇지만 이주호 후보자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에 나선 첫 날, 우려 섞인 질문이 나왔습니다.
"경쟁 교육이나 서열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교육계의 우려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이주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난달 30일)]
"교육 주체들에게 자율과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것이 교육의 바람직한 발전을
빨리 유도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최상의 방법, 자율과 자유란 건데요.
'교육부 폐지론'에 대한 답변에서도 이 말이 또 나왔습니다.
[이주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난달 30일)]
"'교육부 폐지론'과 '대학에 보다 많은 자유를 주자'는 것은 다른 얘기다라는 것을 제가 말씀을 드렸고요."
교육기관에 자유를 줘서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자.
목표는 그럴 듯 합니다.
하지만 앞서 보셨듯, 이게 현실에 적용되면 사교육을 부추기고, 결국 줄세우기와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이범 / 교육평론가]
"명문고등학교,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 이런 것들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고 교육 전문가든 평범한 시민들이든 다 체감해서 다 이해하고 있는 그런 현상인 거죠."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다시 이주호일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을 하려고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거의 다 고사를 해서
인선에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10여 명이 고사했고, 이 중엔 대통령이 직접 연락한 인물도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스트레이트]는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에게 연락을 취해봤는데요,
"인사권자의 뜻"이라거나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주호 후보자도 마찬가집니다.
[이주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후보자님, 안녕하세요. MBC 스트레이트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지금 후보이기 때문에
일단 청문회 준비에 집중하겠습니다. 청문회 때 말씀드릴게요."
지난달 이주호 후보자에 앞서 국가교육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임명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그 역시 눈여겨봐야 합니다.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로 중장기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데요.
따라서 그 수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적 객관성이 생명이죠.
이 위원장은 어떤 인물일까요.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지냈고요.
당시 이 대통령이 다녔던 소망교회 신도였습니다.
'역사교육 개발 추진위원장'을 맡았을 땐,
교과서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습니다.
교육부장관이던 이주호 후보자와 긴밀한 관계였다는데,
이 두 사람이 윤석열 정부 교육 정책의 '투톱'이 된 겁니다.
이배용 위원장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선대위의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는데요.
박 후보를 '선덕여왕'에 빗대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배용 /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의장 (2012년 12월, 유튜브 '오른소리')]
"소서노와 선덕여왕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역사 속에서도
여성 리더들이 상생과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왔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준비된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정부에선 '친일'과 '독재' 미화 논란이 컸던
'교학사'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논란이었습니다.
그즈음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도 발탁된 바 있죠.
[조한경 / 전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예전과 같은 신념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제2의 교학사 사태,
국정교과서 사태가 충분히 올 수 있다라고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때부터 이른바 MB맨들을 대거 중용하고 있습니다.
예전 공직에서 크고 작은 비판에 휩싸이고 구설에 올랐던 인사들이 많습니다.
"과거로의 퇴행"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을 고집하는 이유, 윤 대통령은 정책성과로 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