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댁cast 정영숙
김약국의 부인
"아들 못 낳은 恨과 죄의식을 마음에 품고, 평생을 딸자식을 위해 희생한다. 주어진 딸들의 비극적 운명까지 대신 짊어지려 했던 우리네 어머니"
남편을 미워한 큰엄마 때문에 모진 시집살이를 한다. 거기다가 자손이 귀한 집에서 계속 딸만 낳아, 아들을 못낳은 恨을 가지고 있다. 딸만 계속 낳은 자신을 김약국과 그 집안의 죄인으로 생각해 주눅 든 삶을 살아왔다. 권위적이고, 근엄한 남편에 대해서는 남모를 경외심과 원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다 아들까지 못 낳자 자괴감으로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순종 한다. 부잣집 마나님이면서도, 타인들에게 인정스럽고 따뜻하다. 자신이 못 먹어도, 자식과 주위를 챙기고, 자신을 위해서는 쉽사리 돈 한냥 못쓰는 궁색함이 있으나, 정이 많아 남의 청은 쉽사리 거절 못한다. 자식한테는 자기 살까지 떼어주면서 자기 먹는 쌀 한 톨도 아끼는 전형적인 우리네 어머니다. 김약국의 무심함과 딸만 낳은 엄마로서의 恨 때문에 딸들에게 만큼은 강한 집착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악스럽거나 현실적이지 못해 딸들을 위한다고 극성스럽게 하는 일들이 오히려 고난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모든 것을 본인 탓으로 돌려야 하는 恨 많은 어머니이다. 아들에 대한 恨이 많은 한실댁은 딸들을 모두 하늘 같이 생각하고 있다. 큰딸 용숙은 샘이 많고 만사가 칠칠하여 대갓집 맏며느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둘째딸 용빈은 영민하고 훤칠하여 뉘 집 아들자식과 바꿀까 보냐 싶었다. 셋째딸 용란은 옷고름 한 짝 달아 입지 못하는 말괄량이지만 달나라 항아리같이 어여쁘니 으레 남들이 다 시중들 것이요, 남편 사랑을 독차지하리라 생각했다. 넷째딸 용옥은 딸 중에서 제일 인물이 떨어지지만 손끝이 야물고, 말이 적고 심정이 고와서 없는 살림이라도 알뜰히 꾸며 나갈 것이니 걱정 없다고 했다. 첫딸 용숙이 과부가 됨으로써 이런 한실댁의 꿈은 처음부터 산산이 부서진다. 과부가 돼 은근히 집안 재산을 욕심내는 허황된 첫딸 용숙을 김약국은 미워하나, 그럴수록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딸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집에 올 때마다 돈 몇 푼이라도 손에 꼭 쥐어준다.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셋째 용란은 무당이 낳은 머슴 한돌과 눈이 맞아 정사를 벌이다 김약국에게 발각된다. 그 후 시집을 가나 남편이 아편쟁이에다가 상습적으로 용란을 구타한다. 믿고 의지했던 둘째 용빈은 사위감이라고 점지해 논 홍섭과의 사랑에 실패해 상처를 받는다.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딸들의 불행을 막아주려고 온 몸으로 부딪히는데, 결국 자신이 억지로 시집을 보낸 용란의 남편 연학의 손에 비명횡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