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하의 의견을 존중하고, 앞날은 스스로가 닦아가는 거라며 일체 간섭을 하지 않은 채 좋은 상담자가 되어주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상으로, 과거 영심 여사의 짝사랑을 받았지만, 진숙 여사의 애교와 내숭에 넘어가 지금껏 아낌없는 사랑을 표하며 애정을 과시해 영심 여사의 속을 긁어놓는다.
일찍이 조실부모하고 홀로 풍파를 겪으며 살다, 공대 졸업 후 건설 사업에 몰두한 자수성가형 인물.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살았던 탓으로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고 세상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롭다.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실버산업에 관심이 많아 현재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들의 일이라면 믿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미란과 재하의 사이를 좋게 바라봐 왔는데 느닷없이 재하는 태희를 데려오고, 진숙 여사는 미란을 며느릿감으로 탐탁치 않아하자 소리 내어 반대도 하지 못하는데...
독서와 영화감상, 음악 감상을 좋아하며 차분하고 교양 있는 몸가짐과 말솜씨를 지닌 현명한 어머니상. 동생들이 소시지처럼 줄줄이 달려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 라이벌이었던 영심 여사에게 악바리처럼 덤벼들었으나 공부든 음악이든 모든 면에서 지고 살다 재하 아버지 하나만은 자신이 차지했다. 때문에 이전에 졌던 모든 것들은 잊어버린 채 우월감을 가지고 영심 여사를 대하며 평소 조용조용 우아한 소녀풍의 모습이지만 속에 능구렁이를 수십 마리는 품고 있어(영심 여사의 표현) 웃으면서 조근 조근 할 말은 다 하고야 만다.
'아들은 나의 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의사로 성공한 영심 여사와 사사건건 시비가 붙을 때도 절대 기죽지 않으며 두 아들을 보물처럼 생각하고 특히 재하에 대한 기대가 커 어떤 짝을 맺어줄까 고민하던 중 재하의 짝으로 나선 태희와 영심 여사의 딸 미란을 보고 차마 어느 쪽에도 난짝 손을 들어줄 수가 없는데...
미끈한 외모에 춤도 노래도 웬만한 가수 양쪽 뺨칠 정도의 수준으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가끔 거리를 지나다 매니저들에게 명함을 받는 일이 잦아 내심 흐뭇해 하고 있다. 진숙 여사의 사랑스런 막내아들로 공부보단 노는 게 좋아 학교 알기를 우습게 알고, 또래 여자애들을 시시하게 여긴다.
어렸을 때부터 미란과 재하 사이에 껴서 자주 놀아 미란과도 막역한 사이로, 남녀 사이에 진정한 친구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란이 재하를 포기하지 못해 안달하자 중간에서 함께 천방지축으로 날뛰는데, 그러다 미란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미란에게 자신은 아침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리던 일곱 살의 꼬마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