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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

서건cast 공유

'乾' 하늘처럼 푸르게 세상을 포용하라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 하지만, 지금 건은 'yellow gun'뒷골목의 양아치다. 이름도 이름이지만 총처럼 빠른 주먹을 가졌다해서, 그리고 두 번도 필요없이 한방이면 끝이라해서 붙여진 별명, 세를 이루며 활동하진 않아도 갱단도 웬만해선 건을 건드리지 않는다. 주직업은 사기이며, 가장 잘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어쩌다 이 짓이 생활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상추쌈 먹을 때 어떻게 고기위에 쌈장을 얹지 않고 쌈장위에 고리를 얹어먹는지. 어떻게 셔츠를 먼저 입지 않고 바지를 먼저 입게 됐는지 묻는거나 마찬가지다. 경택의 손에 이끌려 물설고 사람선 나라 호주에 와서 책가방 싸는 것보다 짐가방싸는 게 빠른 야밤도주의 생활이 몸에 베였고, 경택이 잠수라도 타는 날이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빌어먹어야했다.

가끔 싸구려 보드카에 취한 경택이 '목포의 눈물'을 부를 때면 건은 희미하게 기억이라는 걸 하게 된다. 그 기억속엔... 소리도 내지 않고 눈물만 뚝뚝 떨구던 한 어린 소녀가 있다.

부모를 여읜 건이 호주로 가게 되었을 때... 동생과 함께가 아니라면 절대 갈 수 없다며 일주일동안 물 한모금 안 마시고 버텼어도 경택은 꿈쩍도 안했다. 할 수 없이 건은 금방 데려오겠다고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했다. 호주와 한국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도 모르고 그 약속만은 꼭 지킬거라 다짐했다.

그런 기억도 이젠 고생대 화석만큼이나 희미해지고 별 느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으로 건너간 성찬에게서 연락이 온다. 건이 가지고 있는 가족사진과 똑같은 사진을 발견했다면서!!
서하늘

서하늘cast 성유리

서하늘이 아닌 박혜원으로 15년간 거짓인생을 살고 있다. 세상에서 거짓말 제일 잘하는 사람이 건이라면 하늘이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한수위다. 건이 거짓말쟁이라는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알지만 하늘이가 그렇다는 건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니까, 행복한 척, 기쁜 척, 외롭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척... 뭐든 척척 대장이다.

이미 대학생이 됐어야할 나이지만 박혜원으로 살고 있는 하늘인 아직 고3이다. 하지만, 이제 곧 그만 둘 것이다. 태어난 것만으로도 로또복권에 당첨된거라는 집에서 도망치기위해 하늘이는 몇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하는 중이다. 안으면 바스라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서 그런 강단과 앙큼함이 하늘에게는 있다.

건이 떠나기전까지 오빠라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 줄 알았다. 다른 아이들이 엄마~ 하고 울어도 하늘이는 오빠~하고 울었으니까. 하지만 부모님이 떠나고, 오빠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를 떠났다. 새로 입양된 집에도 오빠가 있다고 했다. 세상 모든 오빠가 건 같을거라고 생각했던 하늘이는 태원이를 보고 깜짝놀랐다.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것처럼 태원은 '너 따위가 무슨 내동생이야!'했다. 새엄마의 사랑은 숨을 막히게 하지만 그건 또 하늘이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누가 또 새엄마처럼 하늘이를 사랑해 줄 수 있을것인가? 점점 견디기 힘들어 도망치려 할 즈음...

금방 온다며 떠나던 오빠가 드디어 왔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서, 정말 금방이라도 온 것처럼... 오빠라고, 기억 안나냐고, 데리러 온다고 약속했어지 않냐고... 어떻게 기억 못할 수가 있겠나? 건이 떠난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손가락을 세고 또 세었었는데... 그 손가락 지문이 희미해지도록 기다리고 또 기다렸었는데...
강동하

강동하cast 남궁민

아쿠아리움 큐레이터. 유쾌하고 유머러스한고 자신만만하다. 태어나면서부터 해피모드로 설정되어 아픔이나 불행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은 절대 경험해보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사람을 보고 있자면 세상근심이 다 사라지는 것 같다.

당연히 인기가 많다. 많은 여자들이 동하에게 대쉬하고 동하 역시 들이대는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내기거는 걸 좋아하는데, 이 컵 쓰레기통에 골인시키면 데이트하기, 다음에 올 버스번호 알아맞히면 뽀뽀하기, 항상 이런 식이다. 처음 하늘이에게도 장난스럽게 접근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눈치가 있는건지 단수가 높은건지 뭘해도 방긋 웃기만하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임마. 지금 나 너한테 작업거는거야.. 말해줘도... 아. 네... 하고서 다시 방긋 웃는다. 그런 하늘이가 배미있다. 하늘이를 보면서 언젠지 모르게 경원이를 생각하지 않게 됐다. 스무살 무렵 지독하게 사랑했던 여자 경원. 그리고, 자신과 같이 간 바다에서 잃었던 경원. 처음엔 경원이를 찾기 위해 그 다음엔 경원이를 잊기위해. 그리고 그 다음은 경원이랑 함께하기 위해 바다를 찾았다.

삶은 순응하는 것. 그걸 바다에서 배웠다. 받아들이지 않고 거스르면 파도는 언제나 가혹하리만치 그 댓가를 치루게 했다. 잊으려고 몸부림치면 더욱 각인되고 또렷해지는 것처럼. 하늘이는 그걸 아는 것 같다. 도통 화낼 줄도 모르고 울 줄도 모르고 예쁘게 웃을 줄만 아는 아이. 그러던 어느날 소리도 내지 않고 커다란 눈에서 눈물만 뚝뚝 떨구는 하늘이를 봤다. 동하는 그 순간 가슴에 뭔가가 쿵하고 박히는 걸 느꼈다. 방긋방긋 웃는 하늘이가 온몸으로 울어대고 있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되는데...
구효주

구효주cast 이연희

자기를 위해 죽을 수 있는 남자가 셋이나 있다. 아빠, 날 위해 죽을 수 있지? 그럼! 오빠도 날 위해 죽을 수 있지? 알았어. 건, 너도 날 위해 죽어! ...그러지 뭐. 세 남자의 과잉보호를 받고 공주처럼 자랐다.

얼굴 예쁘고 다리도 길다. 한마디로 말해 쭉빵이다. 청바지에 흰티만 걸쳐도 흑단같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면 남자들의 휘파람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울린다. 게중엔 꽤 근사한 백인남자도 있었고, 성공한 한인2세도 있었지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보기와는 달리 순정파다. 세상에 건이 제일 좋고, 건과 함께라면 심장이 터져죽어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과도하게 흥분하고 과도하게 기뻐하고 과도하게 애정표현을 한다. 무덤덤한 건에게 입술을 붙이고들이미는 쪽은 늘 효주지만 애닳아하거나 자존심 상해하지 않는다. 너는 동생일뿐이라는 말도 믿지 않는다. 어차피 건은 사기꾼이니까. 누가 사기꾼 말을 믿겠는가?

그런 건이 동생 하늘이를 찾아 한국으로 갔다. 건은 잠시 있다 오겠다고 했지만,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건의 목소리를 듣고 효주는 당장 짐을 싼다. 그리고 하늘이를 만나 자신의 막연한 불안감을 확인한다.

처음엔 하늘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15년동안 건의 여동생자리를 차지해왔기 때문에... 그런데 효주는 자꾸만, 건이 불안해진다. 건과 하늘이 효주의 눈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이러다간 정말 건 때문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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