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산cast 이준기
영등포 뒷골목 전당포 다바다' 의 지배인이자 문일석' 조직의 조직원, 하지만 명색만 지배인이고 조직원일 뿐, 실제로는 전당포 경영권을 갖고 있는 후배 밑에서 전당포 일을 봐주며 눈칫밥 먹는 처지. 한마디로 한심한 3류 양아치다. 허우대에 목숨 걸면서 건들건들 유들유를 넉살 좋은 척 살지만, 속은 정 많고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은 성격이다. 8년 전, 사랑했던 인혜를 버리면서, 삶의 끈도 놓아버렸던 그다. 부산에서 아버지 얼굴도 모른 채 어머니와 단둘이 살다가, 동맥을 그은 어머니의 자살 현장을 여덟 살 생일 선물로 받았다. 아버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그를 버렸고, 어머니는 자살로 그를 버렸다. 그 절망과 외로움과 분노를 보육원에서부터 주먹으로 풀면서 자연스레 조직원이 되었고, 인혜를 만나 인혜의 사랑으로 얼어붙었던 심장이 녹았는데...
자신의 폭력죄를 대신해 감방을 가지 않으면 인혜까지 죽인다는 문일석의 명령 때문에, 독하고 모질게 인혜를 떼내고 그녀를 산부인과 수술실에 밀어 넣었다. 인혜의 행복을 위해서였고, 뱃속의 아이는 인혜의 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어머니의 짐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하면... 인혜는 자신에게 정을 떼고 예정된 대로 부모님과 이민을 떠나서, 언젠가는 행복하게 살 거라고 믿었는데.... 8년 만에 인혜가 찾아와서 골수검사를 해달라고 한다.
그때 수술을 받지 않았고, 혼자 낳아 기른 딸아이가 백혈병이라는 기막힌 말을 한다. 내가 그 아이 아빠란다. 자식이 있다니... 우주 통 털어 달랑 자기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딸이 있단다. 8년 전에 나는 그 아이에게 죽으라고 수술실에 밀어 넣었는데, 그 때는 인혜 때문에 살아났다가 이제는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단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내 골수가 아이와 맞아서 아이를 살릴 수 있단다. 죄책감과 함께 빼근한 감동이 밀려온다.. 이번에는 빚 갚음처럼 내가 그 아이를 살릴 수 있게 됐다. 기적 같은 결과에 기뻐하며 수술 날짜를 잡는데... 뜻하지 않게 오미숙의 살해범으로 체포된다. 누명이라고 항변하지만, 지문 검사부터 알리바이까지 모든 게 그를 범인으로 지목 한다. 살인이라니... 충격도 잠시, 딸아이의 수술이 떠오른다. 그럼... 내가 한번 죽일 뻔했던 아이, 그런데 내 딸이 돼서 태어난 아이, 수진이... 그 아이 수술은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