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뚱한 표정에 돈 좋아하고 말도 거칠지만, 속도 깊고, 정도 많다.
법원 근처에서만 20년 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인천지검 스쳐간 판검사 변호사들 중 할머니 밥 한 번 안 먹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
알고 보면 대통령보다 빽이 좋다고 하지만 확인된 바 없다.
삼시세끼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강수, 동치는 물론이요 개평의 끼니까지 꼭 챙긴다.
정 많고, 눈물 많고, 화도 많고, 말도 많으며
손 커서 베풀기도 잘 하고, 목소리 커서 우기기도 잘 하고
맘 맞으면 간이라도 빼줄 듯 하다가도 수틀리면 육탄전도 서슴지 않는
동급 최강, 아줌마 중의 아줌마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기쁨이요, 남편 어깨 쭉 펴는 것이 보람인
전형적인 좋은 엄마 착한 아내였으나,
막내아들을 사고로 잃고, 남편마저 객사하자 조울증을 앓기 시작,
살림도 인생도 다 팽개친 지 꽤 됐다.
조증일 때는 세상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몸도 방방 뛰고, 돈도 펑펑 쓰지만,
울증일 때는 손 하나 까딱 못 한 채 침대에만 붙어있다.
하나 남은 딸 열무에게 잘 하고 싶지만,
지 혼자 잘 살자고 집안 일 따윈 모른 채 하는 모습을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게라도 잘 커주는 열무가 고맙기도 해 만날 때 마다 갈팡질팡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