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때문에 지지리 고생도 많이 했다. 차라리 형 면식이 아버지 같은 존재. 대학 등록금의 반 정도는 면식이 대줬다. 하지만 나머지 학비와 생활비는 입주 과외했던 해선의 집에서 해결해야 했다. 처갓집이 소유했던 약간의 땅과 처 해선의 장사수완으로 지금은 번듯하게 살고 있지만 그동안 아버지가 쳤던 크고 작은 돈 사고 때문에 돈도 수태 날렸다. 2년 전 마지막 한 장(1억)을 주면서 더 이상은 돕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아버지가 쇠고랑을 차든 말든, 형네 집이 날아가든 말든!
남편은 대기업 전무고, 그녀 자신도 명문여대 영문과를 나왔고, ‘아무개 부인’ 하면 알만한 친구들이 한 다스인 게 자랑이며, 자신 역시 그렇게 대접받길 바란다. 그래서 그녀에게 시댁은 아킬레스건이고, ‘없는 셈’ 치는 치부다. 그 중 단 하나, 조카 은혜는 왠지 정이 갔고 ‘필’이 통해서 예뻐했다. 자식이 없던 그녀 부부는 은혜가 6살 때 집으로 들인 후 딸처럼 키웠고, 이젠 법적으로도 완벽한 해영의 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