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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치우

임치우(여, 38세)cast 소유진

시동생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열혈 아르바이터
“아내, 며느리, 딸 1인 3역의 달인은 이제 그만 사양합니다!”

손해 보고 살아야 복 받는다고 배웠고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배웠다. ‘착하게, 손해 보며, 참고 살라’ 왜 나만?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못 본 척 지나갔어도 그만이었는데, 엄마는 나를 거둬주었고 키워주었다. 은혜를 갚고 싶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착하되 할 말은 하고 손해 보되 미련 떨지 않으며 꾹 참되 터질 땐 터지는 악바리 다혈질 근성이다. 순발력에 판단력에 생활력까지 고루 갖추느라 숨찬 인생이었지만 나 하나쯤 힘들면 어떠랴 가족을 위해 희생해왔다. 그런데 그녀가 폭발했다. 가족이란 이름을 단 모든 이들이 정말이지 어지간하지도 않아서, 가공할 만한 폭음과 함께 가족탈퇴라는 네 글자가 터져 나오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집집마다 쑥대밭이 되었다.
최진유

최진유(남, 39세)cast 연정훈

한수그룹 상무
“가족은, 내게 너무 큰 사치였을까?”

지금도 기억한다. 엄마 손을 꼭 쥐고 아버지 집에 처음 들어오던 날을.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었다. 그 날로 성을 바꾸고 이름을 바꾸고 성격도 바꾸었다. 아버지라는 이름과 아버지 집의 높고 튼튼한 울타리 덕에 자신에 찬, 도전적인, 호탕한, 호기심 많은, 유쾌한,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어느 날 임치우라는 여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어딜 가나 나타나는 희한한 여자. 왜 가는 데마다 이 여자야? 치우를 생각하며 혼자 웃고 그러다 화들짝 놀라기 일쑤였지만 치우를 생각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묻어둔 아픔과 상처가 언제 드러날지 알지 못한 채 그 때는 그렇게 즐겁기만 했다.
박완승

박완승(남, 35세)cast 윤종훈

치우의 남편/ 푸드 트럭 운영
“완승은커녕 무승부도 석패도 아니고, 내 인생 완패 당하게 생겼다구요!!”

갓난쟁이였을 때도 칭얼대거나 골 부리는 일 없이 엄마 말을 참 잘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사 미루는 성격에다 눈치, 인내심, 실력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엄마 손에 이끌려 ‘완승’을 향해 가던 그는, 사법고시에서 거듭 낙방하며 완승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푸드 트럭도 여전히 내 길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다. 이런 내 인생에도 완승의 가능성은 하나 있었다. 내 아내 치우였다. 이 여자라면, 평생을 맡겨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결혼했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아, 인생은 역시 순탄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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