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마리(여/ 32세)cast 박한별
가녀린 몸에, 그녀의 이름처럼 빛나는, 별빛 같은 눈을 가졌다.
한 번도 상처 받아본 적 없는 것 같은 순수함에, 한 번도 어긋나본 적 없는 것 같은 고결하고 진지한 자세에, 사람들은 그녀를 오해한다.
인생의 신산과 고통은 아마도 그녀를 빗겨갔을 거라고.
그러나 그토록 깊은 눈망울에, 야물게 다문 붉은 입술에, 여리디 여린 몸에 불같이 뜨거운 열정과 드높은 꿈과 결연한 의지를 감추고 있다는 것을, 인욱은 한 눈에 알아보았다.
자신의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얼굴에 담겨있는, 보석 같은 마리라는 사람을.
인욱과의 결혼은, 단 한 번의 타협이었다.
인욱의 끈질긴 구애로 열린 자신의 마음을 사랑이라 착각하고, 이 만남이 오랜 세월을 견뎌온 자신에 대한 신의 선물이라 착각하고, 아니, 그렇게 믿기로 결심하고, 마리는 인욱의 손을 잡았다.
마리는 어렸고 인욱은 그녀의 첫 남자였다.
그러나 운명적인 사랑과 신데렐라의 성공 스토리는 현실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