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직원 17명이 서울시 관계자 및 언론에 배포한 호소문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박현정 대표이사로부터 폭언과 성희롱, 성추행 등 상습적인 인권 모독을 겪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 언론 은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냈고, 비난 여론이 일자 박현정 대표이사는 끝내 서울시향 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난 3월 3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박현 정 전 대표에게 성희롱, 성추행 등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며, 오히려 직원들 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15개월 만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드라 마 같은 상황! [PD수첩]은 박현정 전 대표의 증언 및 관계자 취재를 통해 서울시향 사태의 숨겨진 진실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 반전의 수사결과, 그 진실은? 호소문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짧은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 라’, ‘(술집)마담하면 잘 할 것 같아’ 등의 폭언 및 성희롱을 하고, 술에 취해 남자 직 원의 중요 부위를 손으로 만지려는 성추행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과정에 서 피해 당사자와 목격자의 진술은 계속 바뀌거나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성추행을 당했다는 남자 직원의 주장 역시 동석했던 대다수 참석자들의 진술과 달랐는 데....... 결국 경찰은 성추행 의혹이 허위사실이며,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했 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주장 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고, 양측의 입장은 계속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언어로도 그랬지만 비언어적으로도 좁은 공간에 전 직원을 모아놓고 긴 시간동 안 소리 지르고 그런 거 자체가 (폭력이죠)ⵈ (중략) 물론 ‘마담’, ‘장기 팔아 라’ 그런 것도 있지만 비언어적인 모욕도 많았던 거 같아요.” - 서울시립교향악단 관계자 A씨와의 통화 내용 中
“어떤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 때문에 ‘왜 안됐어?’ 이런 말을 하긴 하지만 욕설이 나 이상한 표현을 넣어서 말하진 않습니다.ⵈ (중략) 언어 습관이라는 게 하루 아침 에 바뀌는 게 아닌데 제가 20년 넘게 썼던 습관이 갑자기 여기(서울시향) 와서 그렇 게 되진 않죠.” - 박현정 전 대표 INT 中
과연 서울시향 사태의 진실은 무엇일까? [PD수첩]에서는 양측이 주장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각각의 상황을 재연해보고, 수사전문가와 함께 직원들의 주장과 실제 수사 결과를 비교해가며 검증해봤다.
▣ 논란 속의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결정문 2014년 12월 당시, 직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던 것은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의 결정문이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폭언과 성희롱이 실제 발생했고, 성추행 또한 혐의 를 인정하진 않았으나 ‘행위를 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라는 내용의 결정문을 게시하 며 박 전 대표의 징계 및 직무배제를 권고했다.
경찰의 수사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시향은 여전히 시민인권보호관의 결정문 을 지지한다고 보도 자료를 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전체 조사기간이 15일밖에 되 지 않았다는 점, 성추행 관련 조사가 일부 직원들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진행된 점 등 을 지적했다. 한 마디로 ‘부실조사’라는 것이다. 서울시향 사태와 관련하여 결정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PD수첩]에서는 전문가 인터뷰 및 실험카 메라 등을 통해 결정문을 다방면으로 분석해봤다.
“(박 전 대표가) ‘의도적으로 비하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표현하 지만 인정했기 때문에 저희는 언어폭력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거고ⵈ (중략) 어차피 검찰조사 넘어가고 법원의 판단까지 기다려야하는 사안이라면 충분히 (조사) 과정에서 해소되지 않을까요?” - 전 시민인권보호관 B씨와의 통화 내용 中
“가해자는 (성추행)사실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 고, 피해자만 어떠한 행동을 당했노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런 사실이 입증이 안됐 죠.ⵈ (중략) 혐의가 인정이 안됐으면 그런 사실이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 에 기술 하면 안 되는 거죠.”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INT 中
서울시향의 전 대표와 직원들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세상을 분노케 한 폭언 및 성희롱, 그리고 성추행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076회 [PD수첩]에서 는 서울시향을 둘러싼 논란을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