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득(54세)cast 김혜자
1947년생 별명 '안나'여사. '앗! 나의 실수'라는 프로그램 이름을 잘못 알아 듣고서 "안나의 실수? 안나가 누군데?'"물었던 덕분에 얻어진 별명이다. 신랑과는 딱 두달간의 신혼을 보냈을 뿐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쌍둥이 남매를 조산한다. 원래부터 계산속이 없던 그녀는 이후로 더욱더 세속적 가치기준에 둔감해지고 마냥 어리숙한 숙맥이 되었다. 남편의 보상금으로 서점을 차렸을 때에만 해도 신랑이 남겨준 이 선물을 근거삼아 궁핍하지 않게 살며 아이들을 잘 키우리라, 다짐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서점에 밀려 문 닫고,전통찻집,문방구점,분식집등 하는 것마다 다 망하기만 해서 지금은 신도시의 할인매장 계산원으로 일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임대아파트(친구의 대출에 담보로 들어 있는)와 쌍둥이 아들 딸 이외의 다른 재산은 없다. 지난 달에 알량한 2백만원짜리 적금을 타서 아이들 등록금에 보탤 계획이다가,아이들이 장학금을 받자 그 돈으로는 드라마 작가 교육원에 등록할까 생각 중. 남편과의 짧았던 결혼생활을 글로 써서 라디오 드라마 소재 공모에 냈다가 뽑힌 적이 있고보니,동생댁들이 비웃거나 말거나 극본 쓰는 법을 한번 배워 보고 싶다. 그러나 작가 교육원에 등록하자마자 암 걸린 남편 대신 사업에 뛰어든 친구에게 보증 서준 것이 잘못되어, 옹색하나마 비바람 가려 주던 세식구의 보금자리가 날아가고, 일자리도 날아가 큰동생네집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