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일주일에 평균 닷새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그녀는 경찰청내 여자숙소를 집 삼아사는데 늘 머리는 부스스하고, ‘서울시경’이 크게 박힌 추리닝을 입은 채 청내를 왔다갔다하기 일쑤이며, 훈장처럼 발에는 무좀을 달고 사는 탓에 남자들도 기피하는 발가락양말을 신고 있다. 유일한 낙이라면 팀원들과 가끔하는 족구.
범죄자들과 더불어, 거친 형사들과 더불어 살다보니 남자보다 더 털털한 여자가 됐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의 집은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김재윤검사에게 처음으로 들킨 그녀의 집. 짐도 없이 정갈했으나 놀라운 것은 침대 맡의 곰인형. 여자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그 곰인형을 그녀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의 신발장이었다. 여느 여자들도 잘 사지 않는 하이힐로 가득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를 정도의 생활과 일을 하고 있는 차수경이지만, 그녀의 여성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도구가 바로 구두였던 것이다.
그녀의 슈어홀릭성향은 그녀가 잃어버린 여성성에 대한 동경이며, 그것을 표출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메타포라며 ‘이제 과감히 발가락양말을 버리고 여성으로 돌아가라’고 김재윤은 부르짖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녀는 오히려 현장에서 구두에 대한 해박하고 폭넓은 조예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김재윤을 무색케한다. 실제로 슈어홀릭이었던 그녀는 신발자국으로 범죄현장을 재현하는 버릇이 있으며 신발자국의 모양과 재질로 직업이나 특성을 유추해왔다.
그녀는 명사수며, 총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아직 현장에서 범인을 상대로 총을 쏘아본 적은 없지만 언제든 그런 상황에 처할 것을 대비한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총이라는 것이 남성과 자신을 대등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여자 vs 남자보다는 총을 든 여자 vs 총을 든 남자가 되었을 때, 더욱 평등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그녀기에 *투투피보다는 삼팔피를 선호한다.
(*주 투투피: 22mm 구경. 삼팔피: 38mm 구경의 권총. 리볼버방식)

그녀의 신념들..
'정의감이 빠진 경찰은 조폭이다'
'피해자는 수사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다'
'드림팀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의는 실현할 수 있을 때 즉시 실현해야 한다. 아니면 영원히 못 할 수도 있다.'
'내게 남자는 한상민 밖에 없다. 나머지 남자는 동료, 범죄자, 피해자 셋으로만 분류된다'

유력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부유하게 자라난 김재윤은 시험에 관해선 일생동안 단 한 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는 수재이지만 낙천적이다 못해, 철없어 보이는 천성에, 건들건들, 여자 좋아하고, 도박 좋아하고, 해외여행이나 다니는 한량같은 느낌의 인물.
더구나 워낙 누린 것도 많아 음악이나 미술에 대해서도 해박하고 웬만한 취미는 다 수준급이다.
너무 누린 것이 많아서인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반드시 이루어야할 무엇도 없고, 꼭 가져야 하는 무엇도 없다.
무언가 과잉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학졸업 후에도 직장 얻기 싫어 대학원 다니고, 카투사로 군대 다녀오고, 공인회계사 시험본다고 놀며 공부하다가, 결국 합격했지만 취직하기가 싫어서,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했고, 또 합격, 30세에 사법연수원을 졸업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검사시보를 끝낸 뒤 편한 곳으로 가려 머리를 굴렸으나 본의아니게 ‘조직범죄 및 이상범죄 특별수사본부(이하 특본)’라는 긴 이름의 수사본부를 지휘하는 강력부의 신참검사가 된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신참검사를 담당검사로 지정한 걸보니 아마도 그동안 많은 특본들이 그랬듯이 3개월 정도 운영되다 말거나 대외홍보용 혹은 예산타내기용으로 만들어진 특본인 듯하다. 그러니 불타는 정의감,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수사의욕... 이런게 없는 그에겐 딱이다. 그냥 대충 시간 때우고, 변호사나 개업해야지... 귀찮은 일이나 안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의 신념들..
'민중의 지팡이? 직업인으로나 제대로 해. 그것으로도 국민은 행복하다'
'가족 너무 강조하는 사람치고 부인 안 패는 남편 없듯 팀웍 너무 강조히는 사람치고 팀원 안 괴롭히는 사람 없다'
'사랑이고, 일이고 너무 원하는 걸 만들지 말라. 너무 원하는게 생기는 순간 내 행복은 끝이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여자는 고쳐야 할 버릇같은 존재다. 늘 옆에는 두되 언제든 끊을 생각을 하자'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람은 훌륭하다. 그러나 내가 그 사람이 되진 말자'

14년 전, 연쇄살인사건으로 인해 모든 수사팀이 박살났던 당시, 차수경의 애인, 한상민과 동기였던 그도 충격을 이기지 못해 방황하다가 결국 경찰을 그만두고 만다.
이후, 경찰청 근처 작은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예전 동료나 경찰들이 단골이다. 특히나 차수경에 대해서는 한형사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함께 아직도 그때의 악몽을 잊지 못한 채 사랑도 끊고 일만하는 수경에 대한 연민이 크다. 또 그 연민이 어느새 사랑의 감정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가능하면 수경도 자신처럼 잊고 새 삶을 살기를 바라는데 수경은 아직도 맘을 열지 않고, 살인사건만 나면 그때의 그놈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어 그녀에게는 더 냉정해지게 된다. 아니 어쩌면 경찰일을 접었음에도 굳이 경찰청 근처에 술집을 연 것이며 아직도 살인사건이 나면 기사를 스크랩하고, 들르는 경찰들에게 물어보는 이유가 자신도 아직 그것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런 그녀 앞에 김재윤이 나타났고, 그들의 깊어지는 관계를 보며 좋아해야할지 싫어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은 옛날의 성질 다 죽이고 어떤 고약한 손님이 와도 굽신거리는 착한 주인이며, 차수경에게는 둘도 없는 선배이자 친구로 위안과 조언을 해주며 산지 15년이나 된 사이다. 그래서인지 계속 각자 선도 보고 남자도 소개시켜주면서도 가끔 '내가 딴 사람이랑 결혼하면 배신인가?' '배신인거 같은데' 류의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서울시 경찰청의 VICAT (Violent Crime Analysis Team:이상범죄수사팀)의 범죄분석관 중의 한명이기도 하다.
특수수사팀에 사건이 떨어지면 범죄를 분석해 내놓고 용의자나 피해자에게 최면을 걸어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고 거짓말탐지기도 사용한다.
김재윤과는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알아 속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이자 김재윤을 좋아하기도 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