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옥cast 고두심
52세, 장학수 처
자존심이 강하고 결단력 있는 여장부형이지만 자신의 운명에 순종할 줄도 안다. 그 성격 탓에 딸만 셋 낳고서 단산이 되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대리모를 구해 아들을 얻었다. 대신 맏딸 여경을 농아로 만들어 놓고, 그 죄의식으로 오히려 여경을 눈엣가시처럼 미워한다. 그 미움은 바로 자신에 대한 벌이다. 반면, 경빈에게는 병적인 집착을 보여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여하고, 머리끝 모자에서 발끝 양말까지 코디 해주는 게 취미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면 자신의 옷은 물론 자기 속으로 낳은 딸들 옷보다도 경빈의 옷이 우선이고, 틈만 나면 그의 옷가지며 가방, 신발 등을 사들이는 쇼핑벽이 있다. 그것도 TV에서 경빈 또래의 스타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이며 소품들을 눈여겨 봤다가 사들이는 바람에 경빈은 본의 아니게 유행의 첨단을 걷는 멋쟁이가 된다. 그리고 집안 식구 중 남편 학수만 알게 담배를 핀다.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여경 때문이라는 걸 그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술에는 약해서 냄새만 맡아도 취하지만 경빈이 주는 잔은 사양 안 한다. 술에 취하면 노래방 기계에 남편 학수의 고상한 가곡에 맞서 뽕짝을 멋들어지게 불러대는 버릇도 있다. 한편, 갱년기가 시작돼 그 증상으로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려 호르몬제를 복용하던 중 학수의 권유로 문화센터에 나가서 나름대로 갱년기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남자 강사와 가벼운 데이트까지 하게 된 사실이 학수한테 밝혀져 된통 혼나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후 대리모의 회임과 더불어 자신도 복대를 둘러 함께 만삭이 돼갔고, 대리모가 경빈을 출산하는 순간에야 그 복대를 풀었던 그녀에게 경빈은 누가 뭐래도 자신의 친아들이다. 더욱이 자신이 그토록 원한 아들이 원인이 돼 맏딸 여경을 농아신세로 만든 자책이 원죄의식으로 작용해 경빈에게 더 강한 집착을 보이는 반면, 여경을 의붓자식처럼 구박하는 이상심리를 보인다. 그런 나씨는 승리의 존재를 자신이 만든 또 하나의 원죄로 알고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