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25세)cast 김태희
서림대 고고미술사학과 재학 중
눈물 콧물 쏙 빼는 출생의 비밀과 사사건건 인생에 태클 거는 양언니 따윈 암모나이트처럼 기억 저편에 묻어버리고 아침엔 웨딩촬영알바, 점심엔 학교 행정실 알바, 그리고 나선 (짝)사랑하는 교수님의 고고학개론 수업을 들으며 백만 볼트짜리 사랑의 레이저를 쏘느라 하루하루 바쁘고 스펙터클하게 살아가는 앙큼발랄 풋풋한 청춘.
어느 날, 그만 인생 최고의 로또가 터졌다. 자고 일어나니 하루아침에 대한민국 황실의 공주란다. 나 하나 공주 만들라고 대한민국 최고 재벌 대한그룹 회장님이 전 재산 다 내놓고, 오천만 국민들이 새벽부터 줄 서서 도장 찍어준데다가 세계 각국 꽃미남 왕자님들까지 줄줄이 축전을 보내오는데 눈 한 번 질끈 감고 이 한 몸 바쳐 공주 노릇 해보기로 결심한다. 헌데 속았다. 친부모 찾아준다며 끌고 가선, ‘공주’ 시켜준다고 궁에 가둬놓고는 새벽부터 밤중까지 ‘공부’만 시킨다. 정말 악소리 날 지경인데…
더 팔짝 뛰겠는 건 이 모든 걸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단 한 명, 잘난 척 대마왕 박해영 사무관이라는 거다. 최고의 인재라며 대통령이 쌍엄지를 치켜세우며 추천했다는데 개뿔, 한 시간만 같이 공부 해보라지. WTO 개별조항 하나 틀린 게 그리 큰 죄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