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걸cast 이서원
한의사 / 30대
얼굴 되고, 몸 되고, 기럭지 예술이다. 길 가던 여자들이 돌아보는 건 기본, 클럽 에서 헌팅 성공률 100%. 그러나 이 녀석, 연인이 없다. 사랑을 안 한다. 아니 사랑 따윈 믿지 않는다. 고아도 아닌데 날 때부터 외로웠다. 부모의 몸과 마음이 모두 형에게 가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껴서. 그가 생애 최초로 배운 감정은 열등감. 까칠하다 못해 냉소적인 성격은 다 이 열등감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 역시 우등생이었으나 전국 0.1%이내의 성적을 마크하던 형 탓에 공부로는 단 한 번도 부모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적성, 전망 따위 고려 안 하고 평생 함께할 직업을 오직 아버지 염장 지를 목적으로 선택했다. 대학시절 그의 시계는 단 두 가지 목표만을 위해 작동했다. 아버지 염장 지르기, 형 괴롭히기. 그러다 긴 여행에서 모두 헛되다는 것을 깨닫고 형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재걸은 끝내 사과하지 못했다. 그가 귀국하는 날 마침 오프였던 형이 마중 나오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수권의 분노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재걸은 이제 형만도 못한 놈에서 형을 죽인 놈이 되어 버렸다.
잔정 없고 까칠한 성격 탓에 공보의 중 병원선 식구들과 가장 많은 트러블을 일으키고 아버지를 꼭 닮은 은재완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 또 전쟁! 그러나 이 충돌들로 인해 그간 방황하던 재걸은 본의 아니게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선택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 나는 정말로 왜 한의학을 선택한 것일까? 재걸은 이제 비로소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