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희(여, 51세)cast 채시라
무직
그녀는 오늘도 거울을 보지 않는다.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꿈을 위해 공대를 나와 남자들만이 가득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영희.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후, 그녀는 자신을 가둬놓은 집에서 거울조차 볼 자신이 없어 움츠린 채 살아가고 있다. 바람이 난 남편으로 인해 ‘아내’라는 수식을 빼앗기고 못난 아들로 하여금 ‘엄마’라는 자리마저 작아진 그녀에게, 집은 유일하게 자신을 보듬어주는 공간이자 마지막 남은 ‘내’ 것이다. 남편과의 이혼을 거부하며 경제권을 장악한 채 살아간다. 그런 자신에 대한 위로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 그저 안전이 보장되고 자신을 감출 수 있는 집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