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여, 28세)cast 한지은
나는 복사왕이다.
아무리 하찮은 거라도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인다 했다.
‘준수식품’ 마케팅영업본부 마케팅영업팀 인턴사원
유행하는 것은 다 한 번씩 먹어보고, 입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어덥터. 단, 패션과 먹는 것에만 해당하며, 그 또한 한 템포씩 사~알짝 늦는 감이 있다. 때문에 지는 지가 굉장히 세련된 줄 아나, 사~알짝 촌스럽다는 게 함정이다.
거듭된 서류광탈 끝에 간신히 ‘준수식품’ 채용 전환형 인턴으로 합격.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에 들어온 것만으로 하늘을 날 것 같았다.
복사든, 배달이든, 영수증 붙이기든, 뭐든 좋았다. 아무리 하찮은 거라도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닝*미, 걍 복사왕으로 끝날 각이란 걸.
얼핏 보면, ‘열정 만수르’에 ‘조직 순응적 인간형’으로 보이나, 자세히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사람에게 덮어놓고 잘해주고 기대하다, 지 혼자 홱! 토라지고, 다시 지 혼자 슥- 풀어지고를 반복.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뼈를 묻을 듯 열심히 하다, 갑자기 삐딱해졌다를 반복하는, 감정기복 돌아이.
먹부심이 있는 귀여운 먹깨비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뭘 자꾸 몰래 주워 먹는다. 혀가 파래지는 손바닥 모양 막대 사탕이 애정템이며, 취미는 혼코노, 애창곡은 노라조의 <사이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