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강희cast 이세영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상에 태어나면서 절대로 선택할 수 없는 게 부모다.
자기 가족 빼고 모든 일에 다 참견하는 아빠 춘필과 하프 혼혈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쿼터. 속된 말로 튀기다.
외모가 눈에 띄는 것도 싫은데 집은 또 모텔이다.
평범하지 않은 태생, 평범하지 않은 부모, 평범하지 않은 집. 그래서 늘 따라붙는 수군거림. 무시하는 척, 태연한 척, 강한 척했지만 시선에 예민했고, 상처받았고, 분노했다. 여기만 아니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은 채 스무 살이 되는 해의 첫날 모텔 캘리포니아를 박차고 무작정 상경한다.
독한 스모키 화장의 가면을 쓰고 지하 고시텔에서 저 높은 곳만 바라보며 살아온 서울살이 10년. 드디어 땅 위 원룸도 얻고, 지강희 이름 석 자 파인 명함도 얻고, 날 더 큰 세상으로 이끌어줄 것 같은 남자도 만났는데...
처음으로 총책임을 맡은 현장이 하필이면 시골 촌구석, 버리고 떠나온 모텔 캘리포니아 바로 앞이다.
일하러 온 첫날 첫사랑 머슴애와 마주치는 순간부터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엄습하더니 봉인해둔 어마어마한 습관과 감당할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 폭풍처럼 강희를 강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