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이며 삶의 에너지인 음식(飮食).
땅과 하늘, 바다에서 나는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하나의 맛을 내는 음식은 감히 어우러짐의 백미(白眉)라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성이 중시 되어온 한국의 밥상은 맛에 앞서 가족을 불러모으는 화합의 매개체였다. 존경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또 아끼는 사람에겐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 보내는 것이 한국의 부엌을 지켰던 여인네들의 도리였다.
세월의 변화와 함께 모든 것이 풍족해진 지금, 패스트푸드와 퓨전 푸드라는 다국적 음식 문화에 밀려 우리의 밥상이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 밥상 위에 함께 있었던 사랑과 은혜와 존경의 마음까지 사라져가고 있음이다. 단순히 먹는 것을 떠나, 하나의 법도였고 한 집안의 가풍이며, 한 사회의 잣대가 되었던 밥상 문화의 실종 앞에 행여 문화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앞선다.
한가위 아침에 방송되는 추석특집극 <부엌데기>(60분물 2부작)는 볼품 없는 부엌데기에서 최고의 한정식 전문가로 성공하는 한 여인의 삶을 통해, 고단했던 한국 여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부엌 문화와 밥상 문화를 되새겨 보는 이야기이다.
겉잡을 수 없는 변화와 탈바꿈이 주류를 이루며, 옛 것은 모두 버리고 살기에 바빴던 근간의 세월 속에서 모쪼록 하나쯤 아끼고 싶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