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육사가 빛을 본 것은 밝은 햇살 아래가 아니라, 좁고 축축한 감옥, 진짜 어둠 속에서였다. 그 속에서 육사는 자신을 기다리거나, 자신보다 먼저 죽거나, 자신을 배신했던 동지와 연인, 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다. 조선을 버리거나, 조선을 포기하거나, 새로운 조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빛이 올 것임을 예언했다. 35년에 이르는 일제 강점기 동안, 조선인들에게 일본은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나기를 꿈꿀 수도 없는, 일상이 되어버린 어둠이었다. 아무도 빛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암흑의 시대, 詩를 통해 빛이 얼마나 따뜻하고 찬란한지를 보여준 시인 이육사의 사랑과 고뇌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