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화되어 금수저, 흙수저 출신이 철옹성 같은 장벽 앞에 나누어져 있고,
땀 흘려 노력한 자가 장벽 너머로 넘어가기는 불가능해져 버렸다.
유리지갑을 든 체 개미처럼 일을 해 세금을 낸 사람은 그 보다 몇 천배는 더 버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탈세에 좌절한다.
점점 더 인간의 수명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직장은 아직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내몰린 자는 생계를 위해 구멍가게라도 차려 보려하지만, 골목까지 침투한 대기업의 문어발 앞에 퇴직금까지 허망하게 날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법은 가진 자에게는 고래가 빠져나갈 큰 그물을,
가난한 자에게는 피라미 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할 미세그물을 선사한다.
그리하여 성 안의 사람들이 첩첩히 부를 쌓아갈 때, 성 밖의 노인들은 빈곤하고 청년들은 꿈이 없으며 이 땅에 아이들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의가 옳다는 것은 알지만, 정의가 그들 편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때문에 대부분의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정의를 가르치는 대신에, 불의에 항거하라고 가르치는 대신에,
제도 안에서 순응하며 출세하라고 가르친다.
자신과 같이 빈곤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옆의 사람과 경쟁하여 무조건 이기기를 갈망한다.
이 드라마는 밑바닥 인생의 도둑놈들이 부패한 도둑님들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통쾌한 이야기다.
암울한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지친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
드라마의 대미는 단순히 도둑놈들과 도둑님들의 대립에서 멈추지 않는다.
대중에게 짧은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엉뚱한 캐릭터들의 향연에서 나오는 재미와 웃음에서도 그치지 아니하며, 부정과 눈물겨운 사연에서도 마감 짓지 않는다.
그 굴곡진 이야기의 끝에 오늘 우리가 사는 이 혼돈의 뿌리는 무엇인지,
모두의 가슴에 굵은 울림 하나 남기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