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생자. 인근 고등학교의 기간제 음악 교사, 쇼핑몰 피팅 모델. 2년 전까지만 해도 피아니스트를 꿈꿨다. 하지만 엄마가 뺑소니를 당하고 전신마비로 눕게 되자 일순간 삶이 무너져버렸다. 아버지는 절반 이상이 빚인 아파트를 적선하듯 던지고 떠났고 엄마는 정물처럼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미쓰리의 소개로 인근 사립 고등학교의 음악 교사로 취업한 후 피아노도 생의 활기도 찾아가던 중이었다.
궁부동산 사장의 아들. 엄마는 아팠고 미쓰리는 다정했다. 엄마가 죽고 미쓰리는 엄마 명의 아파트를 사들였다. 아빠가 사업차 중국으로 떠났을 땐 미쓰리는 아빠의 부동산을 넘겨받았다. 미쓰리를 좋아했지만 철들 무렵부터 미쓰리가 세컨드라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수치심을 느꼈다. 그때부터 온힘으로 미쓰리를 밀어내며 일진 코스프레 중이다. 물어준 깽값만 집 한 채라는 말이 도는 걸 보면 코스프레만은 아닌 것 같지만.
궁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을 노리고 있는 병운건설의 사위. 검사 출신. 엄마가 그를 낳고 죽었다. 이후 고아원에 버려졌지만 다행히 머리는 타고나 대학 재학 중 고시에 패스하고 국내 유명 건설사의 사위로 들어갔다. 태어날 이유가 있는 놈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삶이었지만 그 삶은 지치고 외로웠다. 그런 그가 서른여섯 인생 처음으로 만난 사랑, 수진.
궁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조합장. 18년 전 건설사 사장의 자리에서 은퇴한 덕에 주민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재건축 추진 위원회 위원장에 올랐고 현재 조합장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사업진행으로 조합원들의 원망과 의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때는 수 십 억 자산가였지만 아들의 잇따른 사업 실패와 사위의 정치자금으로 가세가 기울고 달랑 남은 집 한 채나마 지키고자 자식들과 연락도 끊고 산다.
입도 거칠고 시선도 거칠고 성정도 거칠다. 포악한 게 강한 건 줄 아는 단순무식한 여자. 본인은 미쓰리 머리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안다. 미쓰리 발끝에서 종종거리고 있음을. 새 조합장 자리에 미쓰리를 제치고 남편인 관리소장을 올리고자 공작을 부리지만 정작 미쓰리는 조합장에 관심이 없다. 수족처럼 부린다 생각했던 총무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잘생긴 외모 덕에 평생 연상 아내의 케어를 받으며 살아가는 센치한 오춘기남. 10년 이상 관리소장을 하면서 그토록 민원에 시달리건만 혼자 여유만만이다. 사람은 좋고 일은 더딘, 상대를 답답하게 하는 그런 유형의 남자. 뜻밖의 매력은 은근 겁이 없다는 것.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르지만 묘하게 싼티 나는 맹녀, 아니 맹수녀. 궁아파트 소유자인 척 하는 세입자. 부녀회장과 함께 재건축 시위에 나가지만 실은, 아들 윤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재건축 승인이 안 떨어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학군 좋고 교통 좋고 있는 척 하기 좋은 궁아파트를 떠나고 싶지 않다.
재건축 시공사를 노리는 병운건설 대표의 딸. 재건축을 위해 일부러 궁아파트에 입주했다. 병운건설의 차지하기 위한 형제간의 권력다툼에서 절대 밀리고 싶지 않다.
봉노인의 아내. 치매 중증 환자. 가끔씩 밤에 몰래 나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곤 한다. 그날도 몰래 숨어 고양이에게 밥을 주다가 수진을 만났다.
관리소장과 부녀회장의 아들. 버릇없고 개념 없는 싹수 노란 녀석. 잘 생기고 잘 나고 인기 많은 태화가 괜히 눈엣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