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cast 김정현
저승길의 괴팍한 인도자.
도진우 (서울 필성병원 간담췌 외과 교수. 역대 최연소 기조실장)
언젠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했다.
여름날 냉해처럼 예상치 못했던 이별이 찾아왔고,
여자가 보고팠던 남자는 저승에서까지 여자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남자는 여자를 볼 수 없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를 기다리는지조차 잊어버린 남자는
조물주의 노여움으로 저주를 받아 꼭두가 되었다.
누구나 두려워하고, 누구나 피하고 싶고,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죽음이 되었다.
꼭두가 기다렸던 단 한 사람,
그녀가 저승신이 되어버린 꼭두를 사랑한다 말할 때까지
꼭두는 저승에선 한 맺힌 망자를 이끌고,
이승에선 살인을 되풀이하는 삶을 이어가야만 한다. 영원히.
오늘도 꼭두는,
비 따윈 오는 법도 없이 바람이나 조금 머물다 사라지는 저승길에서
망자들을 인도한다.
99년마다 한 번, 99일간 이승에 내려가 그녀를 찾을 기회가 올 때까지
저승길의 가장 높고 유일한 존재로서 고독한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
심술 맞은 조물주의 저주는
저승에서뿐만 아니라 이승에서도 꼭두를 괴롭힌다.
이승에 온 꼭두는 매일밤 세상 사람들의 괴로움을 두 귀로 직접 듣고,
구석구석 쌓인 인간쓰레기들을 찾아내어 천벌을 내려야만 한다.
찌는 듯 더운 여름, 하늘에서 눈발 날리는 그 약속된 어느 날,
꼭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간 도진우의 몸에 빙의한 채 눈을 뜨고.
기적 같은 꼭두의 계절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