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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왕

자왕cast 정상훈

옹화마을의 이장
내가 백구여? 백구도 안 묶는걸 왜 내가 혀? 왜 내 씨를 말리려고 햐?!!!!
위트가 있으며 오지랖이 넓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그 성격을 십분 발휘하여 n년째 옹화마을의 이장을 연임 중이다. n년째면 느슨해 질만도 한데 나랏일이라며 이장직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그런 그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면이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정력(精力)! 사대독자로 태어나 어화둥둥 귀하게 자랐다. 대대로 손이 귀한 집안이라 고민이었는데 글쎄 결혼하자마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떡하니 셋이나 낳은 게 아닌가. 부모님이 온 집안의 염원을 담아 지어주신 이름이 힘을 발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똥꼬발랄한 아들 셋만으로도 버거워하는 아내 신애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저 예쁜 마누라 고대로 쏙 빼닮은 딸 하나만 점지해 주십사 간절히 바라며 호시탐탐 뜨거운 역사를 쓸 기회만을 노렸다.
“뭐여.. 두 줄이여?!” 예상치 못한 막둥이 소식에 걱정하는 신애 앞에서 티는 못 냈지만 뛸 듯이 기뻤다. ‘드디어 나도 딸바보 되는 겨...!’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번에도 아들이란다. 저주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참다못한 신애가 정관수술을 제안한 것!
그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구인지 웬수인지 둘도 없는 불알친구 사이였던 덕삼이 자신의 이장 자리마저 넘보기 시작하고...
신애

신애cast 전혜빈

이장의 부인
누가 명품백 사달래유? 다이아반지 달라냐구유... 그냥 쫌 묶으라고유!!!
연애할 때부터 그랬다. 눈이 내리는 날 읍내 다방에서 만나자고 하면 꼭 정류장까지 나와 따끈한 베지밀병을 손에 쥐여주었다. 말투는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남자란 걸 아는 순간 이 남자다 싶었다.
결혼한 후 단 한 번도 아침상에 따끈한 국을 올리길 거른 적이 없다. 매일 아침 수줍게 내밀던 그의 베지밀병을 기억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부부금슬이 좋아 떡두꺼비 같은 아들만 셋. 에너지가 넘치는 아들 셋 돌보기만도 버거운데 이 나이에 막둥이를 또 임신했다. 그것도 또 아들이다.
결혼생활 동안 남편에게 맞춰주며 현모양처로 살았다. 하지만 이 사안만큼은 더는 맞춰줄 수 없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더이상은 안 된다는 결연한 다짐으로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제안한다.
덕삼

덕삼cast 이중옥

이장의 죽마고우
왜.. 뭔일인디.. 나한테만 얘기혀 봐. 내 입 무거운 거 알잖여?
“이거 진짜 비밀인데...”하고 말했다간 읍내 사람들까지 다 안다고 해서 옹화마을 자칭 타칭 방송국으로 불린다.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라며 신나게 떠들지만 듣다 보면 사람 열불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눈치가 없는 건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건지 요상하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반장이 되고 싶었다. 반 친구들을 설득할 만한 공약이 뭘까 장장 열흘 밤을 고민했다. 드디어 반장선거 날. 달달 외운 대본을 달달 떨며 발표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이장의 차례. 이장이 올라가 뱉은 선거 공약은 단 한 마디였다. “나를 반장으로 뽑아준다면 나가 우리 반 모두에게 돈가스를 쏘겠슈!” 이어지는 반 친구들의 환호소리와 박수갈채. 그렇게 덕삼은 그 학기 반장이 아니라 청소반장이 되었다.
늘 이장의 그늘에 가려 2인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름이가 태어났다. 항상 이장을 부러워하던 건 자신이었는데, 자신을 부러워하는 이장의 시선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장이 딱하긴 하지만, 남몰래 정화수를 떠놓고 매일 밤 기도했다. “삼신할매, 요 딸은유... 지만 줘야 해유. 꼭이유.”
둘도 없는 불알친구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이장을 재끼고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살았다. 드디어 때가 왔다. 차기 이장선거가 다가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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