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 단팥빵(한수영, 현대문화센터, 2003)
언젠가 존 앨런 리라는 사람의 사랑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또 사랑 타령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다 문득 눈을 끈 대목이 있었는데... 그 사람 말에 따르면 사랑의 종류는 여섯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육체적인 사랑 에로스와
둘째, 장난스런 우연한 사랑 루두스,
셋째, 정에 기인하는 사랑 스토르지,
넷째, 격정적인 사랑 마니아,
다섯째 현실적인 사랑 프라그마,
여섯째 기독교적 사랑 아가페가 그것이다.
그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찌 사랑이란 복잡미묘한 감정이 6이라는 숫자로 그리도 간단하게 나뉠 수 있는 것일까 그가 나눈 여섯가지 종류 중 내가 보기엔
적어도 두, 세가지는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사랑이다.
게다가...어떤 이는 말한다.
행복하고 싶으면 죽도록 사랑하라고.
또 다른 이는 말한다.
행복하고 싶으면 죽어도 사랑하지 말라고.
사랑의 종류와 결과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
그것이 아직도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가 이렇게도 많은 이유 아닐까?...
기왕 로맨스를 다루기로 한 마당에,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을 살린 여러가지 사랑의 방식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을 품어본다.
여기 유년 시절부터 철천지 원수인 두 남녀가 있다. 그 주변에는 가족 동창 직장동료들이 포진돼 있다.
그들을 통해 다채로운 사랑을 그려보자 한다.
또한 추억이라는 빛 바랜, 그러나 꺼내보면 다시 찬란한 앨범 한권을 만들고 싶다.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