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가수 나 훈아 씨의 유명한 모창가수 ‘너 훈아’ 씨가
세상을 떠났다. 생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버리고 나 훈아 씨를 닮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다보면,
자신의 인생마저 가짜로 느껴져 공허할 때가 있고,
비록 가짜 ‘나 훈아’로 살지만, 그의 인생은 진짜라는 걸,
자식들은 알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30년 세월, 나 훈아 씨의 목소리뿐 아니라 특유의 몸짓,
웃는 모습까지 흉내 내며 ‘나 훈아’의 그림자 인생을 살다간 그의
묘비에는 ‘명사십리’라는 노래의 가사가 새겨져 있다.
그가 일생 동안 ‘너 훈아’로 불렀던 수많은 ‘나 훈아’의 노래가 아닌,
예전 ‘김 갑순’이란 본명으로 불렀다가 성공시키지 못한 노래이다.
가족들을 위해 한 평생 특정인의 가짜로 살아야했던 고인의
애환과 설움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드라마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다.
부모 자식이든, 남자 여자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
이 드라마는 불꽃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가수 ‘유지나’와
이름조차 우스꽝스런 그녀의 모창가수 ‘유 쥐나’
두 주인공의 애증과 연민이 얽히고설키는 인생사를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기획된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