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의 한 호텔에서 객실담당으로 근무하는 27세의 여성 오오츠키 치즈루는 어느날 일본상사의 서울지사에 단신 부임해 있는 오빠를 만나러 서울로 온다.
성실한 회사원인 오빠는 그 사이 아들이 태어났는데도 일본에 올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이었다. 회사주변에서 오빠와 점심을 한 치즈루는 오빠에게 저녁을 지어주기로 약속하고 헤어진다. 오후 늦게 저녁반찬 거리를 사들고 오빠의 숙소를 찾은 치즈루는 어이없게도 죽어 있는 오빠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서울의 경찰은 오빠의 죽음을 약물과용에 따른 자살로 단정하고 수사를 종료하는데, 납득할 수 없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던 치즈루는 일본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치즈루는 어디선가 본듯한 낯선 남자를 좇아 간다. 그는 조직의 견해와 달리 오빠의 죽음을 타살로 보고 혼자 수사에 뛰어든 서울시경의 홍대진이란 동년배의 형사였다.
서울에서 다시 만난 두사람은 오빠의 사망직전의 행적을 밟아 가면서, 문화적인 차이와 부실한 의사소통으로 서로 오해하고 티격태격하면서 다투기 시작한다.
특히, 유부남이었던 오빠가 회사의 한국인 여직원과 아무도 몰래 지방여행을 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홍형사는 치즈루에게 오빠의 불성실함을 공박한다. ‘일본인들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상심한 치즈루는 홍형사와 싸우고 들판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게 되고, 비를 피하러 들른 나무 밑으로 홍형사가 나타난다.
울음을 참고 있던 치즈루에게 홍형사는 그동안 한번도 울지 않았던 치즈루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자, 치즈루는 일본사람은 슬픔을 울음을 통해 드러내지 않는다고 응수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서투르게 윗옷을 벗어 치즈루에게 건네는 홍대진.
두사람 사이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희미한 신뢰감이 생기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