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사람들이 ‘엄니 엄니’ 하며 잘 따른다. 옹화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자 모두의 어머니다.
정작 아들은 덤프차를 몰고 가다 사고로 죽었다. 가슴에 묻기도 전에 2살이 된 복철이를 가슴에 안았다. 남편 없이 혼자서 어떻게 애를 키우나... 넋이 나간 며느리에게 춘심이 해줄 말은 그저 “이놈 두고 가... 니 인생 살어.”였다. 엄마 아빠의 빈자리가 느껴질 새라 40년 전 아들을 키울 때 보다 더 정성으로 키웠다.
손주 복철이와 함께 가슴으로 낳아 키우고 있는 자식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백구’다. 아들 재덕이 사고로 죽기 전, 혼자 있는 어머니 적적할까 사다 준 조그마한 새끼 강아지가 이제는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 카사노바 견(犬)이 되었다. 동네에 암컷 개들이란 개들은 온통 건드리고 다니는 통에 백구만 떴다 하면 온 동네가 비상이다. 급기야 마을 사람들과 이장까지 나서서 백구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난리라 골머리가 아프다. 이장은 묶으라고 지랄. 동철네는 수술하라고 지랄. “말 못하는 짐승에게 그러면 천벌받는구먼...”
두 살 때 사고로 죽은 아빠 얼굴은 사진으로만 안다. 재혼한 엄마는 가끔 전화통화만 해서 목소리로 안다. 그런 복철에게 가족은 할머니와 백구다. 아빠의 빈자리와 엄마의 빈자리를 춘심과 백구가 채웠다.
마을 사람들이 집에 찾아와 백구를 수술시키자고 한다. “우리 개는 아픈 데가 없는디...” 그저 돈가스 하나 던져주면 세상 행복한 진돗개를 왜....?
그러던 어느 날, 돈가스 먹으러 읍내에 가자는 춘심의 말에 신이나 개다리 춤을 췄더랬다. 오랜만에 외식이라 더 신이 났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비뇨기과.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했잖아유.... 이게 뭐예유!!” 9살 인생에 크나큰 시련이 찾아왔다. 이렇게 개아픈 걸 백구에게 한다고? 어떻게든 막아야겠다.
옹화마을 카사노바견. 동네 개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