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신호 ‘0’을 찾아라 - P시 스탠드바 방화사건
2004.10.2510
* 의문의 방화사건... 5년 만에 갑자기 자수한 방화범!
2001년 11월, 경기도 00市에서 중고용품 가게를 하는 정재식 (가
명,46세)은 갑자기 방화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에 연행된다. 경찰은
1996년 2월, 정재식이 경영하던 스탠드바에서 발생했던 화재가 보
험금을 노린 그의 고의 방화라고 몰아부친다. 경찰은 정재식이 전
혀 모르는 일이라며 답답해하자 정재식이 시켜서 불을 질렀다며
자수한 남승일(가명, 41세)을 정재식과 대질시킨다. 남승일의 주장
은 5년 전 정재식이 화재보험금 1억원을 타면 댓가를 주겠다며 스
탠드바에 불을 질러달라고 사주했고, 무선호출기에 범행신호 ‘0’
을 찍어 그 신호를 보내겠다는 정재식의 신호를 확인하고 불을 질
렀다는 것. 그리고 또, 남승일은 5년동안 양심의 가책을 느끼다가
뒤늦게 자수를 결심한 것이라고 하는데... 정재식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의 수사
가 진행되고, 수사 결과 정재식이 스탠드바에 불이 난 직후 화재보
험금 8천여만원을 수령한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남승일 말대로
정재식은 방화의 대가의 일부인 가전제품을 건넨 정황도 드러나는
데... 정말 정재식은 보험금을 노리고 방화를 사주했던 것일까?
* 보험금을 노린 고의 방화인가,
복수를 위한 계획적인 방화인가?
정재식은 방화와 보험회사를 속여 보험금을 수령한 사기죄로 법정
에 서게 된다.
검찰측은 정재식의 스탠드바 화재가 있기 2년 전에도 방화로 보험
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고, 남승일에게 현금과 가전제품을 준 이유
에 대해서 명쾌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며 유죄라고 주장한다. 그러
나 정재식은 당시 불을 지를 이유가 없었다고 맞서면서도 남승일
에게 가전제품을 건넨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한다. 검찰은 당
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형편이 어려운 편이었다는 스탠드바에서
일하던 마담 나명애(가명)의 증언을 토대로 정재식이 보험금을 노
리고 고의방화를 한 것이라고 몰아부친다. 변호인은 사건 당일 정
재식은 스탠드바 마담 나명애와 같이 있었기 때문에 방화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며 정재식의 알리바이를 주장한다. 한편 정재식
은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으면서도 뭔가 숨기는 듯 했다.
변호인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정재식은 뜻밖의 사실을 털어 놓는다.
남승일의 형수 양순미(가명)와 불륜관계였다는 것. 그리고 그 현장
을 시동생 남승일에게 들킨 적이 있고, 이로 인해 남승일이 불을
지른 것 같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남승일은 법정에서 변호인의 추
궁에 정재식과 양순미의 불륜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고 주장하고
양순미 역시 정재식과는 단지 동업자였을 뿐 불륜 관계가 아니라
고 주장한다. 남승일, 그는 형수와 불륜관계에 있는 정재식에게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일까?
* 유일한 증거인 범행신호 ‘0’, 실제로 존재했는가?
정재식은 더욱 불리해지고 변호인은 남승일의 자수동기에 의문을
갖는다. 변호인은 정재식이 방화범으로 구속되기 전에 양순미가
돈 문제로 정재식을 고소했으며 정재식이 무혐의로 풀려난 사실
을 알게 되고, 양순미의 검찰 수사기록에서 정재식의 주장을 뒷받
침할 만한 뜻밖의 단서를 찾아낸다. 남승일이 자수를 하기 전 양순
미가 사건에 대해 미리 자문을 구했다는 것. 변호인은 양순미가 시
동생 남승일에게 허위 자수를 시켰다고 생각하고 당시 남승일에게
는 처음부터 삐삐가 없었을 가능성을 주장한다. 정재식이 방화를
사주했다는 남승일의 주장을 밝힐 유일한 증거는 정재식이 보냈다
는 범행신호 ‘0’. 변호인은 정재식의 혐의를 완전히 벗을 결정적인
증거를 찾게 되는데... 남승일은 왜 불을 질렀으며 5년이나 지나서
자신이 방화범이라며 자수한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