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숙
세상에 태어나 제일 많이 들어온 말이, ‘도둑년’이다. 세상에 태어나 제일 많이 해본 말이, ‘결혼하자, 공수창’이다. 그녀에게 수창은 고아원 동기이자, 사업적 파트너이자, 미래의 남편이다. 그래서 수창이 빵에 들어갔을 땐, 열심히 소매치기를 하며 기다려줬다. 수창이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누워있게 되자, 또다시 소매치기로 병원비를 댄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자기가 공수창이라고 우기는 웬 또라이 형사가 주변을 알짱대기 시작했다. 이상한 건, 그 또라이 형사 하는 짓이 진짜 공수창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 아놔... 이건 뭐, 형사가 전과자한테 사기 치는 것도 아니고..! 경찰에 확 신고해 버리고 싶지만. 대한민국 경찰 하는 짓을 보니 아무것도 못 믿겠다. 왜냐고? 이번엔 소매치기한테 연애하자 쫓아다니는 형사가 나타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