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희
외모도 성격도 각을 잰 듯 반듯하고, 젠틀하다. 사건 서류 쪼가리만 들여다보고서는 나올 수 없는 직관과 판단을, 현장에서 발로 뛰며 몸으로 체득하는 검사다. 이건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인 아버지 탁정환이다. 그런 아버지의 가르침 위에 세워진 재희만의 신념이 있다. 그런데 검사의 원칙이, 검사의 기본이, 검사의 양심이 무너지는 일이 또 생겼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들이기 전에 검사로서의 양심이, 자신이 들고 있는 칼의 양날 끝에 서 있다. 이제 칼을 휘둘러야 한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을 향해 휘둘러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