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대원들을 흔히 법의학자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정확히 말해서 과학수사대원 (CSI)들은 법과학자이자 범죄전문가(Criminalist)입니다.
흔히 법의학 (Forensics)이라고 말하는 분야는 법과학의 한 분야로, 정확히 말하면 병리학을 전공한 전문가, 즉 라스 베이거스 팀의 로빈스 박사님과 마이애미 팀의 알렉스 박사님 같은 분입니다.
이외에도 과학수사에는 법치의학, 법생물학, 법물리학, 법화학, 법곤충학 등....
수없이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요.
오늘 에피소드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에야 주목받기 시작한 법의 곤충학(Forensic Entomology)을 다루고 있습니다.
법곤충학은 사망 시각(Postmortem Interval:PMI)의 추정에 유용하게 쓰이는데요.
극중 법곤충학 전문가인 그리섬 반장의 모델이 된 사람은 세계적인 법곤충학의 권위자 'M 리 고프 (M. Lee Goff)'박사라고 합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그리섬 사건 부분은 특히, 그의 저서 '파리가 잡은 범인(A Fly for the Prosecution)' 중에서 살충제 '말라티온'이 사망시각 추정에 혼동을 준 사건을 재구성한 것인데요.
고프 박사는 사람이 사망한 후 시체의 변화를 5단계로 나누고 각 시기별로 나타나는 곤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1) 신선기(Fresh Stage) 0~3일
금파리 성충(사망 10분 이내), 쉬파리, 집파리 말벌
2) 팽창기(Bloated Stage) 4~7일
시체 내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가스가 생성돼 배가 부풀어 오르고, 시체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금파리의 성충과 유충, 쉬파리, 집파리, 반날개, 흡혈노린재
3) 부패기(Decay Stage)- 8~18일
가장 급격한 시체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
흡혈금파리의 성충과 유충, 쉬파리, 히스터비틀, 반날개, 송장벌레, 얼룩무늬딱정벌레,
수시렁이, 개미, 바퀴벌레 등
4) 부패후기(Post-decay) - 19~30일
수시렁이, 풍뎅이붙이, 진드기, 쌀거저리 치즈파리, 버섯파리 등
5) 골격기(Skeletal Stage) - 31일 이상
뼈와 머리털만 남고 몸무게가 처음의 10%.
수시렁이, 개미, 치즈파리, 쥐며느리, 딱정벌레 등.
(이상 '파리가 잡은 범인'(해바라기 출판사 刊) 참고)
※대사 한 마디
법정에서 피고측에 쐐기를 박고 돌아서는 그리섬 반장님이 승진의사를 타진하는 부서장에게 인용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 'Ambition is the last refugee of failure.'는 '야망은 패배자의 마지막 피난처이다.' 라는 뜻입니다.
처세에 둔감하고 사회적 지위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그리섬 반장님 입에서 나오니 더욱 그럴듯한 말입니다.
(번역 작가 이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