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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아파트 창문을 후비듯 파고 들어가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마치 화장실 다녀온 사람처럼 가뿐히 걸어 나와 차 안에서 듣는 경쾌한 노래는
'더 카스(The Cars)' 의 '굿 타임즈 롤(Good Times Roll)'입니다.

극 중 모든 정류장에서 탄 손님들을 다 기억하던 버스 운전수가 언급한 '키애누 리브스'와 '샌드라 블럭'의 영화 '스피드(Speed)'는 아마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본 영화일 텐데요.
버스의 속도가 시속 80킬로 이하로 떨어지면 폭발하도록 장치된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LA 시내와 공항 일대를 휘저으며 벌어지는 범인과 경찰의 아슬아슬한 대결을 그린 액션 스릴러 '스피드'를 그 버스 운전수는 승객과 운전수를 태운 버스를 통째로 납치하는 하이재킹(hijacking)영화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군요.
그래도 영화 '스피드(speed)'덕분에 과학수사대의 용의자 색출이 결정적인 '스피드'를 내게 됐으니 의미는 있었다고 해야 되나요? ^^

범인이 사막에서 걸어 나온 모세처럼 버스에 탔다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이 표현은 604. '위험한 여행 (Shooting Stars)'편에서 캐서린의 입을 통해서도 들었던 표현입니다.
사막을 조사해 보자는 그리섬의 제안에 "오늘은 또 누구 역할이죠? 성경 속 모세요?"라고 되받던 캐서린의 말투, 기억나시나요?

모세(Moses)는 성경 출애굽기(Exodus)편에서 이스라엘인들을 이끌고 40년 간 사막에서 역경을 거친 끝에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 지도자입니다. 우리에겐 잘 와 닿지 않은 표현이지만, 아무래도 기독교 문화권 이다보니 미국인들은 사막, 하면 모세라는 성경 속 인물이 떠오르는 모양입니다.


용의차량을 발견한 새라가 "번호판이랑 페인트가 수배차량과 일치해요.(Plates and paint are a match to your BOLO.)"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BOLO는 Be Out Look Out이라는 말의 머리글자를 딴 말로 전국수배령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경찰 등의 법 집행 기관에서 체포해야 할 범인의 신상 정보 등을 담아 전국에 배포하여 공개 수배하는 방식인데요.
다른 영어로는 APB, 즉 All Point Bulletin이라고도 한다는군요.

하나 더, CSI 과학수사대를 통해 자주 접하는 수배령 중엔 앰버 경고(Amber Alert)라는 것도 있는데요.
1996년 텍사스 알링턴에서 납치돼 잔혹하게 살해된 '앰버 헤저먼'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 수배령은요.
납치된 어린이를 빠른 시간 내에 찾기 위해 TV는 물론, 도로 상의 전광판, 위성 라디오, 이메일, 휴대폰 문자 메시지까지, 가능한 전 매체를 동원하여 전국에 공개 수배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번역 작가 이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