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섬 반장의 야간조가 TV에 나온답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게 되는 바람에, 연쇄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내내 방송사의 카메라가 이들의 뒤를 쫓아다닙니다.
원제 ‘I Like to Watch.' 처럼 드라마의 전개도 전개지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우리 대원들의 표정과 몸짓을 지켜보는 또 다른 시각적 재미를 선사하는 에피 입니다.
그 TV 프로 제목이 뭐냐구요? '범죄의 현장.’이랍니다.
캐서린은 홍보에 좋은 기회니까 잘 활용하자는 느긋한 분위기고, 원래 사람 다루는데 약한 그리섬 반장은 ‘요즘 그런 프로가 너무 많다.’는 말을 퉁명스럽게 내뱉고. 녹음이 잘 안됐으니 한 번 더 말해달라는 담당 PD를 마구 째려봅니다. 다른 대원들은 비교적 협조적입니다.
피해자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불같이 화를 내던 소피아 형사도 PD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고, 야간 근무 때문에 티나와 다투던 워릭도 침착하게 설명을 해주고, 닉은 잘했다고 칭찬(?)까지 받습니다. TV에 자기가 나온다는 사실에 가장 흥분한 사람은 허지스입니다. (보시면 압니다.)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범죄 수사 드라마나 과학 수사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오히려 범죄를 유발시키거나 완전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범죄자를 빠져 나가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질문을 극중 인물인 그리섬 반장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막아버립니다.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과학인데 어떻게 써 먹느냐에 달렸다고요.
(‘Everyone learns from science. It all depends on how you use the knowledge.)
용의자인 드와이트(배우 Jack Noseworthy)가 꽃을 들고 피해자를 찾았을 때 문 밖으로 들리던 노래는 2003년에 사망한 흑인 가수, 배리 화이트(Barry White)의 ‘You're the First, Last, My Everything.'입니다.
쾌락(Pleasure principle)과 현실(Reality principle)이라는 두 가지 법칙이 결합되어 있는 우리의 삶에서 한 쪽을 너무 억압하지 않고 이 둘을 잘 버무리며 사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번역 작가 이 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