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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방송 전에 '성인용이니 시청자가 잘 분별해서 보라.(Due to mature theme, Viewers Discretion is Advised.)'는 경고성 자막이 뜬 에피소드입니다.


우선, 타이틀에서부터 유태인 학살과 폭력, 독일 제국의 번성을 위해 우수 혈통인 파란 눈의 아리안 족을 만들겠다며 그들이 자행했던 잔인한 인종 연구 실험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제3제국(Third Reich)'은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1933-45년까지의 독일 제국을 말합니다.

중세와 근대 초기의 신성 로마 제국(제1제국)과
1871-1918년의 독일제국(제2제국)을 계승했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음악도 심상치 않습니다.
1980년대 말, 절망과 자기혐오로 가득 찬 일그러진 가사와 기계적인 요소가 깃든 소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Pretty Hate Machine'이란 앨범을 들고 나와 대히트를 기록했던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er)의 원 맨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를 아십니까.

웬디가 안구의 DNA를 분석하는 장면과 로빈스 박사님이 얼어붙은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그들의 'Slipping Away'와 'The Great Collapse'입니다.
두 곡 모두 'Thing Falling Apart'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음악 이야기 하나 더.
그렉이 베츠 클리닉에 대해서 말한 ('This clinic is like the Hotel California.')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의 가사 부분의 대사는 'You can check in anytime you like but you might never leave.' 입니다.


마담 헤더가 그리섬 반장에게 월포위츠의 집에서 들고 나온 늑대 그림을 보여주며 언급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로마의 건국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로마의 모체가 되는 도시인 알바 롱가에서 군신(軍神)인 마르스(Mars)와 왕녀이자 여 사제였던
일리아(Ilia)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입니다.

태어나자마자 테베레 강에 내버려지는데, 늑대들이 이들을 발견하여 젖을 먹여 키우게 됩니다.
늑대 곁에 있는 어린아이가 나오는 루벤스의 그림이나 늑대 상을 보셨다면 바로 이 건국 신화에서 따 온 것입니다.
이들이 성장해서 왕위를 다투다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이고 왕이 됩니다.
(프리츠 M. 하이켈하임이 지은 '로마사'에서 발췌).

로마(Rome)라는 이름은 바로 이 로물루스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월포위츠의 집에 간 캐서린이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켜는 촛대를 보자 '사바트 샬롬'이라고 말 합니다. '샤바트 샬롬'은 유대인이 지키는 안식일(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해가 질 때까지)에 서로 나누는 인사입니다.

'샤바트'는 '안식일'이란 뜻이고 '샬롬'은 히브리어로 '평화'란 뜻이지요.


제3제국과 쌍둥이 신화만으로도 범인의 윤곽이 잡힌다구요?
그러나 그 어느 사건보다 유난히 많이 튀어나오는 의학 용어들(폴립, 과형성, 괴사성근막염, 뇌엽전리술, 전두엽, 홍체이색증.. )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리섬 반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깊고, 분석적이고, 참을성 많았던' 딸을 잃은 마담 헤더의 모성애와 깊게 가라앉은 대사와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녀가 그리섬 반장과 나누는 감정의 흐름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번역 작가 이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