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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팀에서 가장 헤어스타일 변화가 심한 대원이 누군지 아세요?
그렉을 떠올리는 분이 가장 많으시겠지만, 현장으로 나간 후 업무에 적응하느라 머리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그렉 대신, 은근히 가장 많은 헤어스타일 변화를 보이는 사람이 바로, 닉 같은데요.
머리를 밀었다가, 짧게 친 단정한 머리로 돌아왔나 했더니, 괜히 보는 사람이 가위를 찾고 싶게 만드는 어정쩡한 길이의 머리 스타일을 선보이는가 하면, 콧수염을 길렀다가, 급기야 오늘은 구레나룻마저...
아무튼 은근히 변화무쌍한 닉의 헤어(hair) 관리를 눈 여겨 보는 것도 CSI 과학수사대의 또 다른 재미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라스 베이거스의 밤 하늘을 배경으로, 시작을 장식하는 감미로운 노래, 인상적이죠?
그룹 Euphoria의 Sleeper란 곡이라는데요.
매력적인 여자 보컬은 객원 싱어로 참여한 덴마크 출신의 가수 티나 디코(Tina Dico)라고 합니다.

갈수록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검시의 필립스가 굴뚝 속 시체에서 신분증을 발견하는 장면의 곡은
Momu라는 가수의 Sunsicle이란 곡이구요.
마지막으로 소피아 커티스 형사가 태드 시들리를 만났을 때 흐르는 곡은
독일의 일렉트로닉 메탈 밴드 KMFDM 이 부르는 Professional Killer입니다.


이 번 에피소드의 사건 모티프를 선명하게 각인시켜 주는 단편소설
<고자질쟁이 심장(Tell-tale Heart)> 얘길 좀 할까요?

이 얘기는 같이 사는 한 노인의 한쪽 눈이 엷은 막을 씌운 듯 탁한 것이 마치 독수리 눈 같아서,
싫어할 아무 이유도 없는 그를 일 주일 간의 치밀한 계획 끝에 살해하고,
시체를 토막 내서 마루 널빤지를 뜯어낸 후 감추어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스스로 뿌듯해 하던 그는 이튿날 새벽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과 사건 현장에 앉아서도 그럴 수 없이 대담하게 행동해 경찰들도 감쪽같이 속고 마는데요. 결국 마지막 순간, 그 죽인 노인의 심장소리, (혹은 가책을 느끼는 자신의 양심의 소리)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을 자백하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중에야 새라는 실종된 캐롤라인의 경우는 <고자질쟁이 심장> 보다는 <아몬틸라도의 술통(The Cask of Amontillado)> 쪽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이 소설은 자신을 모욕한 포도주 감정가 '포르투나도'를 아몬틸라도라는 술을 감정해 달라는 구실로 지하 무덤으로 유인해서 산 채로 동굴 속에 가두고 층층이 11층의 벽돌을 발라 가두어 죽여 버리는 '몬트레소르'라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두 편 모두 우리에겐 검은고양이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인데요.
독수리가 사람 눈동자를 물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3시즌 12편 "Got Murder(질투)"에서도 그리섬 반장님이 에드거 앨런 포의 시를 읊은 적이 있는데, 기억나세요?
에드거 앨런 포의 어둡고 기괴한 작품세계가 과학수사대가 다루는 범죄의 심리 세계와 닮아 있어서 일까요?
CSI에 종종 '포'가 인용되는 걸 보게 되네요.
두 편 모두 5장이 채 안 되는 아주 짧은 소설이니까,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번역 작가 이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