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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통신] 해무 속에 잠긴 백령도
백령도!

인천항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고 5시간이나 지나서야 도착하는 서해안 최북단에 우뚝 솟아 있는 섬이다. 해병대 흑룡부대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이 섬 북쪽 끝에서 보면 북한쪽 황해도 용연군에 있는 몽금포가 길다랗게 펼쳐 보이는데 이곳까지의 거리가 18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촬영 팀이 갔을 때는 한주 내내 백령도에 해무가 깔려 멀리 하얀 안개 속에 까만 윤곽만 보였다. 예로부터 몽금포타령으로 유명한 몽금포사구는 서해의 푸른 물과 흰 모래사장, 우거진 소나무숲과 해당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명승지로 알려져 왔다.

백령도에는 효녀 심청의 전설이 어려있는 곳으로서 심청의 모녀가 살았었다는 두무진, 심청이 물에 뛰어들었다는 인당수, 심청이 물에 빠진 후 용왕님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 연꽃을 타고 물에 올랐다는 연봉바위 심청이 부활한 연꽃이 밀려와 번식했다는 연화리 해안 등 심청의 전설과 얽힌 지명이 많았다. 그래서 나라의 근본인 효를 고양하고 관광상품화 하기 위해 군청에서 심청각 을 지었다고 한다.

백령도에는 점박이물범이 살고 있다. 이 녀석들은 남과 북의 접경지역에서 끈질긴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남북 분단의 군사적 긴장관계가 생태계의 축복이 된 셈이다. 점박이물범은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백령도에 서식하며 겨울이 되면 번식을 위해 중국 발해(渤海)만의 얼음바다로 이동한다.

이 물범들은 물이 빠질 때 드러나는 물범바위 위에 올라와 있는데 이 녀석들을촬영하려면 이 물때를 잘 맞추어서 나가야 한다. 지난 주에 갈때는 새벽에 물이 빠지고 오전 11시 쯤에 물이 들어오는 때라 새벽 일찍 물범바위로 나가보았지만 온 종일 해무가 짙게 끼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녀석들이 수중 촬영 팀을 경계해 가까이 접근할 수 가 없어 촬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게다가 하루는 바람 때문에 물살이 거세게 일어 배가 나갈 수가 없었다.

어렵게 찾아간 백령도. 아무래도 가을에는 여름보다 날씨가 맑은 날이 많으므로 낙담을 거두고 가을을 기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