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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통신] 멧돼지와 병사들은 친구 사이라네.
농촌에서는 멧돼지들이 농작물을 훼손시켜 큰 골치거리다. 심지어는 지리산에서 극성을 부리는 멧돼지를 올무로 잡으려다 방사해 논 애꿎은 반달가슴곰이 이 올무에 걸려 죽기까기 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전방의 각 부대 근처에서 병사들이 버리는 잔밥을 먹으며 터를 내리고 살아가는 멧돼지들에게 병사들은 친근한 이웃이다. 멧돼지들은 얼룩 무늬 군복을 보면 도망가지를 않는데 일반 민간인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절대로 가까이 오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전방 각 부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멧돼지를 촬영하려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이 녀석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곳에 몰래 세팅카메라를 설치해 놓으 면 귀신 같이 냄새를 맡고 절대로 그곳으 로 접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모든 카메라 뿐만 아니라 카메라 감독도 얼룩 무늬 군복을 입어야만 한다. 멍청한 멧돼지가 아니라 영리한 멧돼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