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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베 국립공원의 침팬지들은 제인구달 연구소를 중심으로 그 뒤편에 그러니까 곰베 국립공원 중지난 5월 14일 곰베 마할레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침팬지를 촬영하러 떠날 날짜가 5월 23일로 연기된 것은 촬영 및 촬영료 면제 허가 수속을 문제없이 해주기로 했던 TTB(Tanzania Travel Bereau, 탄자니아 관광청)의 조사개발국장인 Mr.감바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이었다. 지난 5월 4일(금) 말라리아 끼가 있어 병원에 잠시 입원해 요양하고 월요일 퇴원해 허가 서류를 잘 처리해 놓겠다던 감바가 일요일 저녁 갑작스레 하늘나라의 부름을 받고 이 세상을 하직했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본인 가족으로서야 두 말할 나위 없이 청천벽력 같은 어마어마한 일이겠지만 이래나 저래나 허가를 기다리고 있던 우리 촬영 팀에게도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현지 안내 및 섭외 담당으로서 우리 촬영 팀 라인프로듀서로 일할 이 종렬 씨가 직접 서류를 들고 뛰어야만 했는데 문제는 TANAPA(Tanzania National Park)의 책임자인 Mr.비구루베가 촬영료 전액을 면제해 줄 수 없고 1인당 50불씩 내라는데 5개월 동안 촬영하게 되면 4만 5천불이라는 큰돈을 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원관광부장관 특별보좌관인 Mr. 팜바의 촬영료를 면제 해줄 것을 추천하는 서류와 내각 수상실에서 발행한 촬영허가서를 같이 제출하고 관광청장인 Mr. 멩구어의 전화 요청 끝에 촬영료 면제를 받게 된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23일 밤 11시 55분발 두바이행 Emirates 여객기를 탈 수 있었지만 많은 촬영 장비 때문에 4백 여 만원에 달하는 오버 차지를 물은 후에야 장비를 비행기에 싣고 떠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비상식량으로 준비한 라면과 고추장은 아깝지만 되돌려 보내야만 했다. 현장에서 정말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특별 식이지만 비싼 비용을 부담하고 싣고 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두바이를 거쳐 탄자니아의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한 건 현지 시간으로 다음 날 오후 2시 반쯤 되어서다. 미리 국내에서 비자를 취득해 비자 받느라 줄서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바로 여권 체크를 할 수는 있었지만 그냥 무사히 통과할리 만무다. 이민국 직원이 우리들더러 사무실로 따라오라더니 1인당 100불씩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 종열 씨를 들어오라고 해 이민국에 체류 연장 허가 신청한 서류를 보여주었지만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일단 돈을 내라고 우기는 바람에 졸지에 500불을 떼이다. 세관 통과 때는 미리 취득한 관세청 통관 허가 서류만 보고 그냥 나가라고 해 수월하게 나오다. 세렝게티 촬영 때는 세관에서 카메라 장비가 일주일 간 묶이는 통에 맘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민국이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화창한데다 푸른 하늘에 뭉게뭉게 하얀 구름이 떠간다. 우기에서 건기로 접어드는 이 시기는 굳이 우리나라 식으로 계절을 말하라면 막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로 접어드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