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키보코 건너편 마샤래키쪽 산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침팬지들을 마냥 이쪽으로 넘어오기를 기다릴 수만 없어서 산 위로 올라가 확인해 보려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냐고 올란도에게 물어보니 길도 없을뿐더러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면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꼭대기 올라가는 건 포기하고 건너편을 쌍안경으로 살펴 보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침팬지 소리가 들린다. 앗! 이건 뭔 소리, 부랴부랴 키보코를 내려가 제법 물이 많이 흐르는 개울이 있는 곳으로 가보다.

 

 정글도로 길을 내며 한참 험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새끼를 업은 침팬지 어미가 또 다른 새끼를 데리고 숲 속으로 이동해 가는 것이 보인다. 길은 없지, 침팬지는 자꾸 이동 해가지 참 환장할 노릇이다. 게다가 앞서 가던 올란도가 불개미 굴를 밟는 바람에 바짝 독이 오은 불개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속으로 들어가 마구 무는 통에 모두들 불개미를 털어 내느라 야단이다. 그런데 불개미한테 물리면 보통 따끔한 것이 아닌데다 불개미가 몸 안에 들어오면 재빨리 옷을 벗어 털어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형편도 안되니 불개미가 살을 물어 따끔하면 그쪽을 들춰서 불개미를 떼어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갑자기 때아닌 불개미 소동에 침팬지 어미도 신경이 쓰였는지 개울을 건너가 이내 언덕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침팬지 관광이라면 모르지만 이렇게 어렵사리 따라만 다녀서는 프로그램 만들기 참 힘들 것 같다. 근 보름 만에 만나는 침팬지건만 실망만 안고 쫓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는데 얼마 가지 않아 숲 속에 다른 침팬지들이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이 보인다. 숲 앞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니 한 어미가 어린 새끼를 등에 업고 또 다른 새끼를 데리고 먹이를 먹으면서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다. 녀석은 바로 3주 전 Camp 쪽 숲 속에서 침팬지 그룹과 처음 만났을 때 1년된 새끼와 그 녀석보다 3년 먼저 태어난 새끼 남매와 같이 놀던 크리스티나였다.

 

 와, 여기서 너를 만나다니 정말로 반갑구나 크리스티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