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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들리는 빗소리에“한참 건기에 웬 비?”하면서 창밖으로 나가보니 빗소리가 아니라 나뭇잎에 스치는 바람소리가 마치 비오는 소리처럼 들린 거였다. 마할레로 들어가는 길은 배를 타면서부터 시련이었다.
깨진 옆 창문을 통해 흩뿌리는 호수 물은 맞는 것은 차라리 시원해서 좋았다.
거친 파도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지친 숨을 내뿜으며 달려가는 뱃전을 때리는 파도가 앞 유리를 덮치고 배 위를 휩쓸고 가는 데야 짐들을 비닐로 단단히 덮었다 한들 어찌 견딜 수 있으랴. 처음에는 파도가 덮칠 때마다 언제나 마할레에 도착하려나 마음을 졸이며 한숨을 내쉬어 보지만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에라! 이젠 될 대로 되라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도착하겠지” 하며 포기를 하니 한결 맘이 편하다.
오전에 출발한 배가 거친 숨을 몰아대기 6시간 여. 콩고 쪽으로 서서히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눈에 익은 마할레 국립공원의 우뚝 솟은 응쿵구웨 峰이 보인다. “야호, 너 응쿵구웨야! 반갑고 반갑도다. 너를 기대고 사는 M Community 침팬지들도 잘 있겠지!?”
짐을 내리고 가방을 열어보니 카메라 장비를 제외하곤 옷이고 뭐고 몽땅 젖어서 엉망이다. 부랴부랴 마당에 풀어 널어 말리자니 전란을 피해 온 피난민 같다. 한 달반 만에 다시 돌아 온 마할레의 첫날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