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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매미 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 모양이다. 키고마에 있는 종열이와 통화해 보니 아침 8시에 쾌속선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다르에스살람에서 키고마까지 차편으로 운반하는 짐도 어제 저녁 무사히 도착했다고 하고. 아침 8시쯤 출발하면 늦어도 오후 2~3시 경에는 도착하겠지 했는데 5시가 지나도 아무 기척이 없다. 위성전화를 해봐도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신호가 가지 않는다.

 오늘 안 오면 무슨 일이 있어서 내일 오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해는 다 져서 탕가니카 호수 건너편 콩고 쪽 하늘이 빨갛게 노을이 퍼져 가고 있다. 그때 멀리서 배소리가 들려 혹시나 종열이가 오는 건가 싶어 호수가로 가까이 다가가 보니 통통배 한 척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분명히 쾌속선을 타고 온다고 했는데 무슨 배일까 자세히 보니 종열이가 짐 싣고 오는 배였다.
  해는 다 졌고 하늘에선 별이 우수수 쏟아져 내릴 것 같다. 이렇게 늦게 웬일인가 싶은데 종열이 얘기인즉 조그만 쾌속선에 짐을 실으니 배가 안 나가 느린 통통선이나마 수배해서 짐 싣고 지금 오는 길이라고 한다. 무려 11시간이나 걸렸다고 하는데 햇빛을 가리는 차양막도 없어 얼굴이 까맣게 타서 왔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하니 다행이다 싶다.

 나머지 짐과 부식, 물을 가지고 오니 바로 저녁 식사부터 달라진다. 김과 참치 캔, 소세지가 나오니 그 동안 먹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珍羞盛饌이다. 그래서 여세를 몰아 한국에서 사온 발렌타인 21살짜리를 까 앞으로의 침팬지 촬영에 있어 많은 성과와 스텝들 전원 無事健康을 기원하며 딱 한 잔씩 마시다. 오로지 스텝들 전원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임무를 마치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