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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맨들이 숙소 근처 밀림 숲에서 햇빛이 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장면을 미속촬영 하는데 뒤편에서 침팬지들과 Yellow 바분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난다. 설마 산 위로 이동해가 얼마 동안은 안내려 온다던 침팬지 일리는 없고 늘 시끄러운 바분 들이겠지 생각하면서도 어째 바분들 소리와는 다른 것 같다 싶었는데 미속촬영 하던 카메라맨 정길이가 숙소 뒤편으로 가 보고는 침팬지들이라며 카메라를 들고 뒤편으로 뛰어간다. 이어서 기원이도 뛰고. 부랴부랴 숙소 뒤편으로 가보니 일련의 침팬지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을 지어 남쪽으로 이동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침팬지 배설물을 보니 어떤 침팬지는 정상적인 상태인데 어떤 녀석은 계속해서 설사 똥을 흘리며 걸어간다. 장에 탈이 난 모양이다. 숙소에서 700 여m 정도 좇아가니 Special Camp가 보이는데 침팬지들이 이 Camp를 지나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말았다. 더 이상은 길이 끊겨 좇아갈 수가 없어 아쉽지만 숙소로 철수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올란도를 따라 숙소 뒤편으로 해서 어제 침팬지들이 이동해 간 남쪽 산으로 올라가다. 산을 오르다가 조금 가다보면 내리막이 생기고 곧 이어 오르막이 생기고 만만치가 않다. 어떻게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우리네 인생길 같다. 오르막이라고 힘들다고 짜증낼 필요 없고 내리막이라고 좋아할 이유도 없다. 조금 있으면 오르막이 곧 나올 테니까.

 

 이렇게 반복하다 가다보니 건너편 숲 속에서 침팬지들이 우짖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녀석들을 따라잡는가 보다 싶어 올란도가 올라 가는대로 열심히 따라 올라가는데 앞서가던 일행들이 되돌아 내려온다. 올라가는 앞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아뿔사 침팬지들 소리가 들려 조금만 더 참고 올라가면 곧 녀석들를 만날 수 있으려나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오늘은 여기까지다 더 올라갈 수가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로 일어날 건데 오늘 일을 다음에 맞닥뜨릴 때 좋은 경험으로 삼고 허위허위 내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