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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기후 변화 때문에 전 세계가 헷갈리는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며칠 전 이곳에 다녀간 영국인 관광객 얘기로는 영국은 지금 영상 3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때문에 사람들이 난리들이라고 한다. 이곳이 오히려 시원해서 본국으로 돌아가기가 싫다는 것이다. 이거 바뀌어도 한참 바뀐 것 같다.

 

 이곳 아프리카에서는 엘리뇨어 현상 때문에 지난 2002년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 제작할 때 누우의 이동을 촬영하면서 그 시기가 예년과 맞지않아 이걸 맞추어 촬영하느라 맘고생 무지무지 한 기억이 새롭다. 종열이 얘기론 그 이후로 작년까지 누우가 케냐의 마라강 건너로 이동을 하지 안않다고 하는데 그 당시 마라강 건너는 것을 촬영할 수 있었던 것도 天運이 아닌가 싶다.

 

이곳은 지금 건기인데도 가끔씩 우기처럼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바람에 침팬지들이 좋아하는 과일들이 아직 익지 않아 우리들이 접근할 수 있는 키보코 지역를 내려 건너가 마샤래키 지역으로 아주 높이 올라가 버려 더 이상 쫓아갈 수가 없으니 녀석들이 돌아와 주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처음 이곳에 도착해서 침팬지들을 두어 번 마주친 것도 큰 행운이었던 거 같다. 우리 팀을 안내하고 있는 올란도 얘기로는 침팬지들이 그 지역에 열려있는 열매들을 다 먹은 다음 이쪽으로 다시 돌아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녀석들이 언제 이곳으로 돌아올까? 그건 침팬지들 맘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저 과일이 빨리 익을 수 있도록 비가 오지 말고 뜨거운 햇볕이 쨍쨍 비춰주기를 바라며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