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연출 임 채원이 카메라맨 전 상우, 염 기원과 같이 키고마 읍내로 나가 마할레 현지에서 먹을 생수와 마늘, 양파, 발전기용 휘발유를 사오다. 호텔 측 픽업트럭에 짐을 싣고 선착장으로 가 힐탑 호텔에서 운행하는 쌍발 스크류 쾌속정을 타다. 마침 마할레 쪽으로 가는 손님이 있어 편도 가격 4,000불 중 반인 2,000불을 내고 가다. 지난번 답사 때는 편도 3,000뷸 이었는데 그새 1,000불이 올랐다는 것이다. 이 호텔 독점이니 부르는 게 값일 수밖에. 하여튼 이배라도 있어 짐을 싣고 그 곳에 갈수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쾌속선이 호수 물결을 힘차게 박차고 나간다. 평균 수심 1,800m, 전 세계 호수 중 두 번째로 깊다는 탕가니카 호수다. 호수라기보다는 바다 같은 탕가니카 호수의 파도를 헤치느라 쾌속선이 그르렁거리며 달리다가 몸을 부르르 떤다. 이렇게 달리길 3시간 반이 지나자 멀리 마할레 산이 구름 속에 반쯤 잠겨 우뚝 서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다. 다른 산과는 그 모습이 전연 다른 이곳이다. 짙푸른 말림이 드넓게 펴져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침팬지뿐만 아니라 신선들이 노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할레 국립공원이다. 마할레 산이 보이고 한 시간을 더 달려 해가 어스름 질 녘에 마할레 국립공원의 Tanapa 게스트 하우스 선착장에 도착하다.
 

 배에서 짐을 내리고 게스트 하우스로 짐을 옮기는 도중 서산에 기울던 해가 꼬박 넘어가 밤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미리 와서 대기 중이던 쿠커 크리스티안과 다른 현지인 한 명이 있어 이들과 같이 짐을 나르고 게스트 하우스에 여장을 풀다. 이곳에서 올 한해 묵을 곳이다. 호텔, 롯지 수준은 안 되어도 그런대로 비와 해충은 피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하지만 따뜻한 샤워는 고사하고 찬물도 나오지 않는다. 내일 기술자가 와서 고친다고 하는데 고쳐야 고친거지 말로는 다 고친 셈이다. 아프리카 狀況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게 상책이다. 호수에서 길어 온 물로 씻는 둥 마는 둥 대충 훔치고 마할레에서의 첫날밤을 곤히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