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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촬영을 마치고 마할레를 떠나는 마지막 날밤 잠자리가 왜 그렇게 뒤숭숭 한지 모르겠다.

이 밤이 지나면 미운 정 고운 정 들을 때로 들었던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 잠깐 눈을 붙였는가 싶었는데 투둑 투둑 떨어지는 빗방울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을 떠보니 새벽 5시다.

 오늘은 다른 때와 달리 탕가니카 호수에 파도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윽고 쏴아 소나기가 내린다. 다른 때 같으면 “이거 출발하는 날 짐 옮길 때 다 젖을 텐데.....”

하며 한 걱정 할 텐데 오히려 창밖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비 떨어지는 소리를 즐긴다.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두 시간 이상 오지 않을 테니까.

 드디어 비가 그치고 여늬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마지막으로 호수가로 나가 보았다. 그리고 마할레 산의 最高峰인 응쿵구웨 峰을 보는 순간 “에그머니 저게 뭐야!!” 그 봉우리 위에서는 마침 떠오르는 태양 빛에 반사된 구름이 불타오르고 있는 것처럼 빨갛게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건너편 콩고 쪽 하늘을 보는 순간 나는 또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곳에는 여태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쌍무지개가 좌우에서 찬란하게 비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필시 응쿵구웨 산신령도 떠나가는 우리를 섭섭해 하며 부디 잘 가라는 배웅의 신호가 아니었을까?!